9가 자궁경부암 백신인 한국MSD의 '가다실9'의 가격이 7월부터 인상되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현실적으로 제약사의 백신 가격인상을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인상분의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MSD가 7월 1일부터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 '가다실9'의 공급가격을 기존 13만4470원에서 14만5900원으로 8.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4월 해당 백신의 공급 가격을 15% 올린지 약 1년 만에 또다시 기습적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점에서 일선 개원가에서도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
이미 지난해 4월 한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하고도 2년 연속 가격을 올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 임상 현장의 의견이다.
A산부인과 병원장은 "제약사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지난해 가격을 올린 상황에서 올해 또 다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금까지 어떤 백신도 이렇게 1년 사이에 가격을 두 번씩 올리는 경우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가다실9의 경우 9가지 HPV 바이러스(HPV 6, 11, 16, 18, 31, 33, 45, 52, 58형)와 관련된 자궁경부암, 외음부암, 질암, 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을 예방하지만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고 있어 일선 병‧의원에서는 비급여로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병‧의원의 가다실9의 평균 비급여 가격은 14만원~28만원으로 분포돼 있으며 평균 21만 1554원을 형성하고 있다.
가다실9은 총 3회를 맞아야 접종이 완료되는 백신으로 평균적으로 약 64만원을 들여야 접종을 완전히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 선다.
이러한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가다실9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406억 원이었던 가디실9의 매출은 ▲2020년 425억원 ▲2021년 725억원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또 2022년 1분기 매출은 243억원으로 2021년 1분기 174억대비 약 3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서울 B산부인과 원장은 "환자 입장에서도 평생 3번 접종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접종 시 조금이라도 더 비싸고 좋은 것을 맞으려는 심리가 있다"며 "이로 인해 가다실9를 선택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커졌고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언급했다.
MSD는 매년 자사 제품의 가격 적정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가격 정책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세계적인 HPV 백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0억 달러의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한 만큼 가다실9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
이를 두고 의료현장은 제약사가 가격을 올리는 것 자체를 의료기관이 막을 수는 없지만 2년 연속 가격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것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지난해도 그랬지만 제약사가 이미 가격을 인상하며 본사의 결정이라고 사실상 통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그대로 반영하기 어려워 피해는 고스란히 산부인과 의사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방 C산부인과 원장은 "가격이 오른 만큼 의료기관도 똑같이 올린다면 세금 등의 문제를 생각할 때 손해다"며 "하지만 환자에게 그 이상 가격을 올려 받기는 어렵고 최소한 손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라도 올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즉, 제약사가 올린 가격 인상이 의료기관의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의미. 이와 별개로 환자에게 이러한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도 현장의 어려움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비급여항목인 가다실9이 산부인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도 접종이 가능한 만큼 제 살 깎기의 경쟁에 내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일부 병‧의원들은 7월부터 가다실9 접종 가격이 인상된다는 점을 이용해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을 안내하는 등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는 상황.
C원장은 "산부인과 외에도 접종이 가능한 만큼 가격인상이 이뤄지는 7월 전후로 해서 경쟁을 부추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어려운 산부인과의 현실을 더 어렵게 하는 것으로 출혈 경쟁의 상황에 빠져들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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