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서울대병원은 많은 대학병원 중 하나에 불과할까.
서울대병원 병원장 인사 지연을 놓고 의료계 안팎에서 다양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사회는 지난 8월 최종 면접을 거쳐 차기 병원장 후보로 박재현 교수(1964년생, 마취통증의학과)와 정승용 교수(1964년생, 외과) 2명을 무순위로 교육부에 상정했다.
교육부가 후보 2명을 대통령실에 보고한 것도 어림잡아 2개월이 넘어 인사 검증 유효기간이 훌쩍 지난 셈이다.
국립대병원 중 유일한 대통령 임명인 서울대병원장.
임명 지연 이유가 윤정부의 꼼꼼한 인사 검증 때문인지, 아니면 서울대병원에 대한 무관심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얼마 전 연건캠퍼스에 서울대병원장 인선 관련 흥미로운 소문이 돌았다. 골자는 대통령실에서 서울대병원장 후보 2명 모두를 반려했다는 것이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은 연건캠퍼스와 서울대병원을 넘어 의료계 리더층으로 빠르게 퍼져 나갔다.
반려된 이유를 놓고 다양한 추측도 제기됐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검찰 수사관 출신의 서울대병원 감사 후보 논란이 대통령 심기를 건드렸다는 말부터 윤핵관과 김건희 여사 양측의 줄다리기 결과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대통령실과 교육부는 함구하고 있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윤정부에서 서울대병원은 어떤 존재일까. 최고의 의료진이 있어 환자를 부탁하는 대학병원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서울대병원은 전체 의료계를 대표하는 거함이다. 서울대병원 임상교수 한명 한명은 진료과와 전문학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빅 마우스이다.
보건의료 정책에서 서울대병원 목소리는 다른 대학병원과 비교해 선이 굵다. 그만큼 서울대병원 영향력이 보건의료계 전방위에 미친다는 의미다.
병원장이 없어도 서울대병원은 돌아간다.
하지만 선장의 역할인 항로를 조정하고 좌표를 재설정하는 서울대병원의 변화와 개혁은 지체될 수밖에 없다.
이태원 참사 사태 후속조치에 집중하는 윤정부 입장에서 서울대병원장 임명은 후순위일 수 있다.
인사가 지연될수록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지속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임기 연장인 현 시계탑에서 새로운 동력을 발휘할 시점은 이미 지났다.
서울대병원이 보건의료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제기되는 잡음을 잠재우고, 전체 구성원을 집중시킬 수 있는 최선책은 조속한 병원장 임명이다.
윤정부의 인사 지연은 서울대병원을 지탱하는 구성원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젊은 교수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의료인력 이탈을 가속화하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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