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로봇수술을 통해 폐암 수술 후유증을 차단한 새로운 수술기법을 개발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7일 흉부외과 정우현 교수팀이 폐암 수술 후유증으로 꼽히는 '늑간신경통' 없는 수술기법을 개발해 세계 첫 시행했다고 밝혔다.
심평원 및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폐암 환자 수는 약 11만 명으로 2017년에 비해 약 30%가 증가했다.
갑상샘암을 제외한 암 중 발병률 1위로 생존율은 췌장암 다음으로 낮아 연간 약 1만 9천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폐암은 3기초까지는 수술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갈비뼈 사이(늑간)에 2~3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흉강경을 삽입하여 폐를 절제하는 '늑간 흉강경 수술'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 2~3개의 작은 구멍에 불과하지만 갈비뼈 사이를 절개해야 하는데, 이곳에는 척수로부터 갈라져 나온 늑간 신경(갈비뼈 사이 신경)이 위치하고 있어 수술 후 신경 손상 및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늑간 신경이 손상될 시 환자들은 숨을 쉴 때마다 찌릿하거나 콕콕 쑤시는 듯한 통증을 평생 앓게 된다. 늑간신경통이라고 불리는 이 통증은 폐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더라도 약 40%의 환자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숨을 깊게 쉬기 어렵고 신체 활동도 제한되는데다가, 심할 경우 호흡곤란이 오며 폐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어 수술 후 삶의 질과 예후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가장 아래쪽 늑골(갈비뼈) 밑에 절개창을 내고 흉강경 대신 수술 로봇을 이용해 폐를 절제하는 '늑간 보존 로봇 폐절제술'을 고안하여 첫 시행했다.
기존 맨 아래 갈비뼈 밑으로 흉강경 기구들을 넣어 폐절제술을 시행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수술 기구의 한계로 폐를 안전하게 절제해내는 데 필요한 각도와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정 교수는 몸 안에서 자유롭게 회전하며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수술 로봇이라면 늑간 보존 폐절제술을 시행하는 데 적절할 것으로 판단, 수술 로봇을 적용해 2년간 50여건을 시행해 모두 성공했다.
정우현 교수는 "폐암 수술이 잘 되더라도 늑간 신경이 손상되면 숨 쉴 때마다 통증 혹은 불편감이 느껴져 긴 시간동안 삶의 질 저하를 겪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개발된 수술법의 경우 늑간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통해 수술하기 때문에 관련된 신경통 및 후유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늑간 신경은 호흡근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수술 후 폐 재활에도 유리하다.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해당 수술법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팀의 개발된 수술법은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의학 저널 'JTCVS Technique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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