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에서 보장성 강화 일환으로 집중적으로 확대했던 'MRI‧초음파' 급여 기준 손질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보건복지부가 당초 예고했던 'MRI 초음파 급여기준개선협의체'를 가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27일 오후 4시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MRI‧초음파 급여기준개선협의체(이하 협의체)' 제1차 회의를 열었다고 같은날 밝혔다.
MRI‧초음파 검사는 2005년부터 암 등 중증질환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했지만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에 따라 일반질환(의심)자까지 대폭 확대됐다. MRI는 2018년 10월 뇌와 뇌혈관을 시작으로 두경부, 복부․흉부․전신, 척추까지 순차적으로 보장성 강화가 이뤄졌다. 초음파 역시 2018년 4월 상복부 초음파를 필두로 ▲하복부․비뇨기 ▲응급․중환자 ▲남성생식기 ▲여성생식기 ▲눈 ▲흉부 ▲심장 ▲두경부 등에서 급여가 확대됐다.
복지부는 "광범위한 비급여의 급여화에 따른 검사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급여기준 개선이 미흡해 재정 누수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라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 건강보험 재정개혁 추진단의 점검 결과 및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문제 사례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7월 나온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상복부 질환 외 주상병에 근골격계 수술을 하면서 상복부 초음파를 시행해 급여 청구한 것이 2년 동안 1만9000여건에 달했다.
이에 복지부는 검사 남용 방지를 위해 의학적 필요성을 중심으로MRI‧초음파 급여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에는 복지부를 비롯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보건당국과 대한의사협회(관련 전문분야 의학회 포함),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가 참여한다. 위원장은 심평원 이상무 기준 수석위원이 맡았다.
구체적으로 이상무 위원장을 중심으로 복지부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 심평원 이미선 급여전략실장, 건보공단 김남훈 급여혁신실장, 박진규 의협 부회장, 조정호 의협 보험이사, 유인상 병협 보험위원장, 이재학 병협 보험이사 등이 참석했다.
첫 번째 회의에서는 MRI‧초음파 관련 급여기준 개선 필요성에 대한 보건당국과 의료계 사이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고, 협의체 운영 방안 및 검토 일정을 포함한 급여기준 개선 추진계획에 대해 논의한다.
복지부는 뇌‧뇌혈관 MRI와 상복부 초음파, 다부위 초음파의 급여기준 개선 방향을 예시로 들었다.
현재 뇌‧뇌혈관 MRI 급여기준에서 두통·어지럼은 ①신경학적 검사 시 급여 인정 ②최대 3촬영까지 급여가 인정되는데 이를 ①신경학적 검사상 이상소견 있는 경우에만 급여 인정 ②최대 2촬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상복부 초음파도 지금은 수술 전 초음파 시행 시 급여가 적용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없는데, 수술 위험도 평가 목적의 초음파는 의학적으로 필요할때만 급여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부위 초음파 영역에서는 같은 날짜에 여러 부위를 불필요하게 동시에 초음파 검사하는 사례가 있는데 최대 급여 가능 개수를 제한하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협의체는 논의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위해 MRI 분과(뇌·뇌혈관, 두경부 분야), 초음파 분과(다부위·상복부 분야) 등 전문분야 단위로 나눠 분과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 전문학회가 참여하는 분과 회의에서 급여기준 개선(안)의 의학적 타당성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협의체에서 마련한 급여기준 개선(안)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 급여기준 고시 개정 등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복지부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은 "국민이 적정하게 이용하고 있는 건강보험 혜택은 변함없이 유지하되 재정 누수 요인 차단을 위해 급여기준 개선 필요성이 있는 항목들은 의료계와 논의해 의학적 필요성에 따른 합리적 급여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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