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시장이 지난해 코로나 백신을 제외한 매출도 글로벌 평균을 웃돌며 코로나 대유행의 긴 터널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기침, 감기 치료제와 경구 항생제의 성장에 따라 제네릭 의약품이 금액과 볼륨 측면에서 전문의약품(ETC) 시장의 성장세를 앞선 모습.
다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약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국내 제약사에는 혁신이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이큐비아 Marketing & Sales Excellence Lead 이강복 상무는 지난 20일 지난해 국내 제약시장 분석을 통해 현황과 미래 과제를 전망했다.
이 상무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제약시장은 평균 성장률은 ▲금액성장 8% ▲볼륨성장 3%를 기록했다. 국내 제약시장의 경우 ▲금액성장 11% ▲볼륨성장 4%로 글로벌 평균과 비교해 더 높은 성장 지표를 보였다.
글로벌 제약시장은 2027년 1.8조 달러(238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기록한 7%의 연간 성장률과 비교해 향후 5년은 5%의 연간성장률을 보이며 성장이 둔화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아이큐비아는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 제약시장이 과거의 성장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유럽, 중국, 등의 국가가 포함됐다.
이 상무는 "GDP 및 인구 추세 둔화로 의료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주고, 총비용 절감에 중점을 둔 약가정책 등에 대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치료제의 가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생산인구의 감소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국내제약시장을 살펴봤을 때 코로나 대유행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코로나 후유증을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2020년 코로나 대유행으로 2.7%의 성장에 그쳤던 국내 제약시장은 2021년 6.4% 성장률로 반등한 뒤 지난해에는 9.4%로 24.2조원의 규모를 달성했다. 이는 2019년 당시 8.6%의 성장률보다 더 높은 성장률이다.
이러한 성장에는 병원과 의원 등 원내 시장(5.8% 성장)이 아닌 약국과 같은 원외시장(11.6%)의 성장률이 크게 작용했으며, 이외에도 제네릭과 일반의약품(OTC)의 성장이 전체 제약시장의 크기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제네릭의 절대 성장 금액은 1조원으로 코로나 이전이 5000억 원대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배 이상 커진 수치. OTC의 경우 2022년 절대 성장 금액이 약 3370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의 650억원과 비교파면 큰 격차를 기록했다.
이강복 상무는 "OTC가 두 자릿수 성장을 한 것은 2000년대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며 "OTC 성장은 감기약, 진통제, 소화제, 자양강장제 4개 항목이 성장에 90%를 기여했고 이중 감기치료제는 단독으로도 63%의 성장기여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제네릭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12년 동안 1만개가 넘는 제품이 시장에 출시됐는데 이는 매년 평균 835개 제품이 시장에 나왔다는 것으로, 제네릭은 대외적인 악재가 있어도 물량 공세 및 적극적인 프로모션으로 점유율을 유지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강복 상무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다수의 주요 오리지널 브랜드의 특허 만료로 제네릭 시장은 더욱 성장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5년간 특허만료 시장 추정치는 약 2조5870억 원 이상으로 향후 2027년에 가까울수록 오리지널 제품들의 매출은 연간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기에 실제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아이큐비아는 한국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으면서 이와 연계돼 혁신을 위한 협업과 제휴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상무는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국내 제약사의 기여가 증가하고 있고 원활한 자금지원에 힘입음 바이오사 역시 혁신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 제약사 단독 해외진출 사례는 물론 다국적제약사와 로컬 제약사간 가치사슬에 따른 협업이 관찰된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제약사가 글로벌화 전략의 지렛대로 다국적제약사(MNC)와의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평가.
국내 제약바이오사의 혁신을 위한 노력이 다국적제약사에게도 많은 잠재적 타깃을 제시해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주요 제약사의 연구개발(R&D)비용에서 큰 격차가 있어 정책적 지원과 자금조달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사중 가장 많은 R&D 비용을 투자한 것은 GC녹십자의 2136억원이었다. 뒤를 이어 ▲대웅제약 2013억원 ▲유한양행 1800억원 등으로 국내 10대 제약사 R&D 비용의 합은 1조1930억원이었다.
이를 글로벌 10대 제약사의 R&D 비교해 봤을 때 애브비의 R&D 비용인 8조4천억원과 비교해도 큰 격차를 보였다.
이 상무는 "여전히 민간투자 위주의 신약개발 비용 부담 구조로 정부의 지원 수준이 낮을 뿐 아니라 의약품 가격의 엄격한 통제로 신약개발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 육성책 역시 1조원 규모의 메가펀드 조성에만 집중돼 있어 바이오벤처 생태계를 떠받칠 정책은 미흡하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디지털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해 임상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주요 시장 가속 승인을 위한 혁신의 조력자를 고려해야 한다"며 "자금조달 방식의 변화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뒷받침 그리고 임상 시험 주관 업체의 투자 비중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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