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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판례칼럼

공동개설자 1인 자격정지시 요양급여 청구는?

정재훈 변호사(법무법인 문장)
발행날짜: 2024-08-19 05:00:00

5인이 공동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였는데, 공동개설자 중 1인의 자격이 정지되고, 이후 자격이 정지된 개설자가 공동개설자 지위에서 탈퇴하였더라도, 자격정지된 공동 개설자가 개설자로 등록된 기간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전체가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는 최근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의사 5명이 병원을 개설하여 운영하던 중 공동개설자 1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청구를 하여 벌금 3천만 원의 형사처벌을 받았고, 그에 따라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형사처벌을 받은 공동개설자가 탈퇴하였으나, 자격정지 기간 중 공동개설자로 등록되어 있었던 30여 일 동안의 요양급여비용 청구에 대해서 공단이 불인정 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해서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례이다.

먼저 원심을 살펴보면,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이 사건 의료기관에서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의료인(공동개설자 중 1인)을 배제한 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의료인인 다른 공동개설자에 의하여 요양급여가 실시된 이상, 자격정지 기간에 이루어진 의료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 혹은 의료급여법이 정하는 요양급여의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판단하며 공단의 불인정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하였다.

이러한 판시 태도는 지난 2019년(국민건강보험법 개정 전) 의료기관 이중개설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와 유사하다. 당시 이중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환수처분에 대해서 대법원의 판시는 다음과 같았다. "의료인으로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사람이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건강보험의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를 실시하였다면, 설령 이미 다른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고 있는 의료인이 위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하였거나, 의료인이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위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한 것이어서 의료법을 위반한 경우라 할지라도, 그 사정만을 가지고 위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한 요양급여를 실시할 수 있는 요양기관인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그 요양급여에 대한 비용 지급을 거부하거나, 위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비용을 수령하는 행위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에 의하여 요양급여비용을 받는 행위'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요양급여비용 상당액을 환수할 수는 없다."

이는 적법한 자격과 면허를 보유한 의료인의 정상적인 진료가 있었다면 이에 대한 요양급여 실시는 적법하다는 취지였는데, 이 사건 원심의 태도 또한 적법한 자격을 보유한 의료인에 의한 요양급여의 실시가 있었으므로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였던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이중개설 관련 규정과 차이가 있는 것이, 2019년 이중개설 관련 대법원판결 당시에는 현재와 같이 이중개설 의료기관에 대한 부당이득 징수 규정이 없었다. 반면에 의료인의 자격정지와 관련하여 의료법에서는 '의료기관은 그 의료기관 개설자가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에는 그 자격정지 기간 중 의료업을 할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의료법 규정에 의하여 공단의 요양급여 불인정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태도이다.

의료인에 대한 자격정지 자체는 의료인에 대한 제재이지만, 의료법 규정에 따라 의료기관의 의료업을 제재하는 것은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이며, 이러한 제재에 따라 해당 병원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기관으로 인정되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실제 요양급여 실시(진료)가, 자격이 정지된 공동개설자를 배제한 채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행정처분에서는 특별히 고려할 사항이 되지 못한다. 형사처벌과 달리 실제 행위자가 아닌 자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고, 위반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없어도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재량권 일탈 남용을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이처럼 형사처벌과 구별되는 행정처분의 특수성을 잘 파악하여야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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