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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 정원규정 의료법규 "위헌소지"

조형철
발행날짜: 2003-07-28 07:04:22

차등수가제와 충돌, 현실 적용 어려워

의료인 등의 정원을 규정한 '의료법 시행규칙, 제 28조 6항'이 위헌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료관련 소송전문 '서로합동법률사무소'의 서상수 변호사측은 의료법 시행규칙 28조 6항이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는 차등수가제 등과 정책충돌이 있고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사문화(死文化)된 법이라며 위헌 소지가 있다고 27일 주장했다.

서 변호사측은 "환자 수에 비례한 의사 정원을 규정한 의료법 시행규칙 28조 6항(별표4)에 따르면 입원환자 20명 당 의사수 1명(외래 60명 당 1명)을 규정하고 있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시 정부에서는 해당 병의원에 행정처분을 집행할 수 있다"며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의료사회주의를 표방하게 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변호사는 또 "환자수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차등수가제를 실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료과목의 특수성을 외면한 채 적정진료 환자 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정당한 노동에 대한 보상권 침해"라며 "이는 94년 개정된 해당 법조항이 현재 정책기조를 따라가지 못하고 현실에서 적용할 수 없는 이미 사문화된 법"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환자는 많지만 의사가 모자란 농촌 지역에서 환자수에 비례한 의사수를 따져 행정처분을 가한다면 속수무책"이라며 해당 법조항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일선 병의원의 행정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 한 관계자는 "이러한 규정이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연평균 환자수를 파악하고 있어야 적발이 가능해 실제 현장적용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현재까지 환자수에 대한 연평균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거니와 단속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해당 법규가 외국의 법조항을 그대로 가져온 것 같다며 의사의 적정진료를 규정한 해당 법제정의 취지는 매우 좋으나 우리나라 의료계 현실에 부합할 수 있는 법적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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