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이 인구 노령화의 여파로 인해 노인 장기입원환자가 늘어나면서 재원환자 관리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서울의 A대형병원 관계자는 24일 “우리 병원 환자의 평균 연령이 얼추 70세는 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 말은 그만큼 입원환자 중 노인 비율이 높다는 과장된 표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형병원의 경우 병상가동률이 90%를 넘을 정도로 여유 병상이 없어 진료수입 확대를 위해 입원기간 단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입원기간이 긴 노인환자 비율이 늘어나는 것은 재원환자관리상 빨간불이 아닐 수 없다.
이 관계자는 “당연히 환자 나이에 관계없이 입원을 받고 있지만 문제는 노인들은 만성질환이 많아 입원 기간이 길고, 급성치료후에도 퇴원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노인환자들이 수술이나 치료가 끝난 뒤에도 급성기병상을 계속 차지하고 있어 신환들에게 입원실을 배정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심평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65세 이상 환자의 진료일수가 무려 54.7%나 증가해 환자가 집중되고 있는 대형병원은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B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받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퇴원하거나 요양병원으로 옮겨가야 병상을 회전시킬 수 있고, 보험재정부담도 덜 수 있지만 환자들이 큰 병원을 선호하고 큰 병원이나 작은 병원이나 입원료가 별 차이가 없어 이송하도록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대형병원들은 노인을 포함한 장기요양환자들이 믿고 갈 수 있는 요양병원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C병원측은 “우리나라 협진체계는 환자를 이송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재이송 시스템이 미비하다”면서 “사실 노인환자들을 중소병원으로 보내려고 하면 환자들이 싫어할 뿐만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병원도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성질환자들이 급성기병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병원이나 국가 차원에서 손실"이라면서 "중소병원들이 재이송환자들을 적극 유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주고, 입원기간이 길수록 환자 본인부담을 늘리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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