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비만 자체가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팀과 미국 존스 홉킨스대 샤멧 교수팀은 최근 비흡연자의 과체중과 비만이 암 발생의 주요 위험요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92년부터 95년까지 공단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20여만의 검진자를 지난 2003년까지 추적조사 한 결과 비흡연자 중 과체중과 비만인 사람에게서 심혈관계 질환과 더불어 암 발생률이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 조사결과 비만도가 증가할수록 간암과 대장암 발병률이 다른 암보다 높았다.

연구에 따르면 비흡자이면서 비만도(㎏/㎡)가 21 미만인 남자의 암 발병률을 1로 보았을 때 대장암 발생위험도는 21~22.9에서 1.19, 23~24.9에서 1.25, 25~26.9에서 1.54, 27~29.9에서 1.88, 30~31.9에서 1.54, 32 이상에서 1.54로 나타났다.

간암은 21~29.9까지 1.03~1.07 수준이었지만 30~31.9에서 2.64, 32 이상에서는 3.94로 크게 높아졌다.

여자의 경우 비만도가 30~31.9이면 간암이 2.52, 대장암이 1.84, 32 이상이면 간암이 2.27, 대장암이 2.44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은 “비만인 비흡연자에 있어 간암의 제1 발병원인인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유무에 따라 암 발생률 차이가 없었지만 오히려 고비만도의 비보균자가 보균자보다 발병률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간염바이러스 보균 유무에 따른 비흡연자의 간암 발병률은 비만도가 21~29.9까지는 보균자나 비보균자가 1.1~1.3 수준이었지만 30~31.9는 보균자가 3, 비보균자가 3.9, 32 이상은 보균자가 5.7, 비보균자가 7.9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선하 교수는 “비흡연자에게 있어 비만이 제1의 암 발병요인으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며 비만도 21 미만의 정상체중을 갖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샤멧 교수도 “미국은 90년대부터 흡연자수가 줄면서 폐암사망자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그간 감소하던 간암은 오히려 비만인구의 증가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흡연자의 암 발병률이 높은 것과 관련 지선하 교수는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세포성장에 영향을 주고, 체내 염증과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암세포 성장을 촉진하고, 체내 암세포 치유능력을 저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1일 연세의료원과 존스 홉킨스대 공동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