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들이 진료과별 단독진료에서 탈피, 여러 진료과 의료진들이 한 팀을 이뤄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진료 시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소장 남주현)은 19일부터 ‘암환자 통합진료’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통합진료 시범사업 대상은 위암, 폐암, 대장암, 유방암, 식도암 등 5대암이며, 이를 위해 병원은 동관 외래 일부에 통합진료실을 마련한 상태다.
통합진료는 암환자를 진료할 때 종양내과와 외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의료진이 따로 따로 진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암 종류별로 관련 의료진이 한 팀을 이뤄 동시에 진료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할 경우 환자는 병원을 여러 번 내원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진료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고, 치료결과가 보다 우수하면서 진료비 대비 효율성이 향상되는 장점이 기대된다.
남주현 교수는 “2008년 신관이 완공되면 현재의 서관을 암센터로 개조할 계획”이라면서 “미리 시운전해 보기 위해 통합진료 시범사업에 들어가 전공의 교육, 의료진 인센티브 부여, 진료과간 진료형태 변화 등 제반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보다 앞서 최근 개원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5일부터 외래진료에 들어가면서 발달장애 전문클리닉에 한해 합동진료를 시작했다.
합동진료는 신경과와 재활의학과, 정신과 전문의가 한 진료실에서 동시에 환자를 진료한다는 점에서 환자가 당일 관련 진료과 의료진을 직접 찾아가는 통합진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어린이병원은 “발달장애 질환의 특성상 환자가 여러 진료과를 다녀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타 진료과 전문의가 기록한 의무기록에 의존해야 했다”면서 “합동진료는 기존 진료방식의 단점을 보완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병원은 “환자의 표정, 태도 등 세밀한 정보를 3명의 전문의가 동시에 파악하고, 각자의 의견을 종합해 치료와 진단을 내릴 수 있어 환자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며, 환자들은 진료를 받으면서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은 소아암, 간질, 뇌성마비, 배뇨장애, 발달장애 등 5개 전문클리닉에 대해서는 3개 이상 진료과 전문의가 협진토록 했으며, 고위험 신생아 등 6개 특수클리닉은 2개 진료과가 협진토록 제도화했다.
이외에도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강남성모병원 등 암센터 신증축에 들어간 대학병원 대다수가 향후 다학제간 통합진료를 도입하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들 암센터가 개원하는 2008년 이후 국내 진료시스템의 획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대 안암병원 김열홍(종양내과) 교수는 “다학제간 통합진료를 하면 다양한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치료계획을 수립, 환자 진료를 향상시키고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함으로써 최선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 연구에 따르면 다학제간 통합진료팀과 그렇지 않은 의사의 유방암 치료성격을 비교한 결과 43% 환자에서 치료방법이 달랐으며, 다학제간 통합진료팀에서 권장한 치료법이 근거 위주의 가이드라인과 더 일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료기관의 생존경쟁은 과거 친절 등 진료 외적인 측면에서 벗어나 진료의 질적 측면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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