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신장실의 불공정행위와 장기매매 등 신장 관련 진료의 윤리적 문제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어 의료진의 자성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신장학회(이사장 김성권, 서울의대)는 14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제26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신대치요법에서의 윤리적 문제들’ 특강을 통해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신장내과 분야의 윤리적 논쟁을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이날 발표를 담당한 박상은 샘안양병원장(신장학회 윤리위원)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또는 신장이식 등과 같은 신대치요법은 획기적인 치료법”이라고 언급하고 “하지만 이러한 생명 연장은 무익한 치료 논쟁이나 투석치료 중단을 둘러싼 마찰 등 예기치 않은 윤리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며 현 진료행위를 둘러싼 문제점을 제기했다.
박 원장은 일례로 “외국 문헌에서도 혈액투석 등 신대치요법이 투석의료기관의 기업화와 제약사 및 의료기상사의 역할이 커져가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경우 환자의 편의보다 의사나 의료기관의 여건에 더 많이 좌우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공신장실 개원이 급증하면서 투석기관 공급과잉현상으로 기관간 경쟁으로 붕공정 의료행위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하고 “투석료의 본인부담금 면제와 투석료 감면에서 최근 들어 환자에게 용돈 지급과 환자유치 소개료 등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의료기관간 불공정 의료행위를 심각히 지적했다.
더욱이 박 원장은 “투석 전문의가 아닌 무자격자에 의한 투석실 운영과 환자 단체나 사무장의 인공신장실 개설도 문제”라며 “어느 인공신장실은 회식비와 술값까지 정산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져 불공정 의료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질타했다.
의료진, 윤리교육과 정신부담 배려 필요
이어 그는 "의료진은 회복이 어려운 말기환자의 심정고통을 들어야하고 어느정도 인간관계가 형성된 후 사별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간호사의 경우 정신적 부담이 탈진상태로 발전할 수 있어 의료윤리교육과 더불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기매매와 관련, “비혈연간 생체이식의 경우 상당부분 금전적 보상이 개입되기 마련”이라고 전하고 “아직도 주민등록증을 위조한다거나 교인이나 친구인 것처럼 위장해 장기를 판매하는 예가 있다”며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 출범 후 엄격한 법제도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가 만연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박상은 원장은 “학회내 윤리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무료투석 근절에 나서고 있으나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상당수 인공신장실이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다”며 “의료법의 보다 엄격한 기준적용과 함께 신장분야 의료진의 깊은 자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끝으로 “신장분야의 신대치요법은 윤리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생명을 연장시키며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과학의 아름다운 열매”라고 평가하고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의학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의료계의 노력이 필요할 때”라며 생명윤리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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