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 식생활 변화, 인구 고령화 등으로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안질환 중에서도 실명을 유발 할 수 있는 중증 망막 질환 환자도 갈수록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병원장 김성주)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간 망막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주요 망막질환의 발생 추이를 조사했다.
1999년 망막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1만1778명이었지만 2001년에는 1만5369으로 증가했으며, 2003년에는 2만1607명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
또 2006년에는 2만3651명에 이르러 2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 결과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이나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증과 같은 중증망막 질환 환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망막질환인 당뇨망막병증은 1999년에는 전체 환자수가 2416명이었지만 환자가 증가해 2001년에는 3991명으로 늘어났고, 2006년에는 6631명으로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99년에 비해 환자가 2.7배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망막정맥폐쇄증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병원의 통계에 따르면 1999년에는 375명이던 환자수가 2001년에는 1270명으로 늘어났고, 2006년에는 2349명으로 증가해 환자수가 6배 이상 급증했다.
흔히 눈에 온 중풍이라고 하는 망막정맥폐쇄증은 망막의 정맥이 막히는 질환으로 보통 한쪽 눈에만 발생해 갑자기 시력이 떨어지면서 시야가 가려지거나 어른거리는 물체가 생기기도 한다.
특별한 통증은 없으나 발생하게 되면 시력이 현저히 감소하고 심할 경우 실명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또한 서구에서는 성인 실명 원인의 1위로 알려져 있는 연령관련황반변성 환자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999년에는 병원을 방문한 연령관련황반변성 환자수는 85명에 불과했지만 2002년에는 397명으로 늘어났으며,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2006년에는 1371명에 이르렀다.
늘어난 환자 중에서 특히 남성 환자들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1999년에는 남성 환자의 비율이 54%였지만 2004년부터는 60%선을 넘어 남성들의 황반변성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중증망막 질환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성인병의 발생이 높아진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서구식 식생활도 망막질환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안과병원 망막과 이태곤 교수는 “황반변성의 발생은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담배를 많이 피는 남성들의 발병률이 높다”며 “서구식 식생활, 고도 근시, 자외선 등도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망막질환 환자들의 상당수는 발병 초기에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질환이 악화되어 치료를 해도 시력을 보존하기가 어려운 상태까지 가서야 비로소 내원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40세 이후에는 1년에 한번은 눈 검사를 받는 것이 좋고 특히,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성인병이 있는 환자라면 정기적인 눈 건강검진으로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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