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으로 자궁경부절제술을 받은 여성이 세계 최초로 쌍둥이 출산에 성공했다.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이근영
(사진) 교수는 자궁경부암 1기로 질식 자궁경부절제술과 복강경으로 림프절절제술을 받은 후 쌍태아를 임신한 여성의 자궁 입구를 묶는 복식자궁목잘록원형결찰술(복식자궁경관봉축술)을 시행해 쌍둥이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으로 자궁경부절제술을 받은 여성이 쌍둥이 출산에 성공한 첫 번째 사례로 알려지고 있으며, 미국산부인과학회지 9월호에 게재됐다.
이근영 교수는 3년 전 자궁경부암 1기로 진단받고 종양을 둘러싼 림프절과 발병원소 모두를 제거하는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을 국내 모 대학병원에서 받은 후 인공수정으로 쌍태아를 임신한 여성(32)에게 2004년 5월 임신 13주째에 복식자궁목잘룩원형결찰술을 시행했다.
또 출산 후 태아 생존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임신기간을 126일 더 연장시켰다.
이후 2004년 9월 임신 31주째에 태반이 자궁 입구를 막는 전치태반으로 질 출혈을 동반해 응급으로 제왕절개술을 시행해 각각 1.44㎏과 1.51㎏의 여자 쌍둥이 출산에 성공했다.
저체중아로 출생한 쌍둥이는 인큐베이터에서 3주 동안 성장한 후 건강한 상태로 산모와 함께 퇴원했다.
조기 자궁경부암은 자궁 전체 적출술을 시행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임신을 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자궁 전체를 제거하면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된다.
최근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은 조기 자궁경부암에 걸린 젊은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자궁을 보존시켜 임신이 가능하도록 드물게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 후 임신을 하더라도 자궁경부의 대부분이 절제된 상태이므로 자궁경부가 약해 자궁 내에 태아를 출산할 때까지 유지할 수 없다.
즉 자궁목관무력증으로 조기분만시 태아 사망율이 높으며, 예방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도 없었다.
자궁목관무력증이란 자궁경부에 힘이 없어 자궁이 조기에 열리고 양막이 풍선모양처럼 탈출해 나오면서 양수가 터져 결국엔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게 돼 태아를 포기하게 되는 질환이다.
특히 쌍태아를 임신한 경우 단태아 보다 자궁 내 압력이 훨씬 높아져 자궁목관무력증의 위험성이 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국내외를 통틀어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을 받은 여성이 임신한 사례는 모두 149례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들 중 3례만이 쌍태아 임신이었고, 3례 모두 24주경 조기 분만했다.
이 때문에 근치적 자궁경부절제술 후 쌍태아를 임신하면 출생한 태아가 생존 가능할 때까지 임신기간을 지속시키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근영 교수는 “앞으로 자궁경부절제술 후 발생하는 자궁목관무력증을 복식자궁목잘룩원형결찰술로 예방할 수 있어 가임기 여성의 출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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