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의료계가 간호인력난 해결을 위해 다시한번 한자리에 모였으나,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한채 제자리걸음만 했다.
대한병원협회와 김춘진 의원실은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간호인력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범 의료계는 간호인력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이를 풀어나가는 방법에 있어서는 각자의 셈법을 내보이며 평행선을 달렸다.
먼저 대한간호협회 박광옥 부회장은 간호인력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으로, 간호사 임금 현실화를 제안했다.
유휴간호사 재취업 교육과 더불어 임금 현실화를 통해 이른바 '장롱면허자'를 끌어내야 한다는 것.
박 부회장은 "서울시내 종합병원 간호사 초임이 연봉 1300만원에 불과한 곳도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는 유휴간호사는 물론 신규 간호사도 기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간호사가 지속적으로 유입된다고 해도 그만큼 유출이 일어난다면 유입의 의미가 전혀없다"면서 "간호사들의 근무의욕을 향상시키고 이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 뿐 아니라 야간 간호수당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박 부회장은 입학정원의 확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 부회장은 "무조건적인 정원 늘리기는 오히려 과잉공급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 "입학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수급체계를 토대로 입학정원 조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병원계의 해법은 또 다르다.
부산시병원회 정홍태 회장은 유휴간호사 재교육프로그램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입학정원의 확대를 통해서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국내 간호사 지원자는 계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면서 "선진국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장기적 관점에서 간호사 지원자의 감소가 더 큰 문제로 보았을 때 하루빨리 간호대학 정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원협회 이송 정책위원장 또한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간호대학 모집정원의 증원 규모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면서 "기존의 간호인력 수급 연구자료를 보더라도 최소 연간 5000명의 초탄력적 증원을 통해, 간호사가 부족해 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초유의 사태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병원계는 간호사에 대한 처우가 간호인력난의 근본적인 문제인 것처럼 호도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송 정책위원장은 "간호사인력난이 중소병원에 국한된 문제인 것처럼 얘기되면서, 간호사들의 이직과 실직의 이유가 부족한 처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이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간호인력난 공감"…해법은 "글쎄?"
이를 바라보는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뜨뜻미지근하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동의를 표하면서도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이날 토론자로 나선 복지부 배경택 의료자원과장은 "단기적으로 여러가지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원칙적인 답변만을 되풀이 했다.
배 과장은 "일단 교육부에서 내년도 간호대학 입학정원을 970명 증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와 더불어 지금 현재 간호실무를 하고 있는 분들이 병원을 떠나지 않도록 직장보육시설 지원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간 중장기적 인력연구가 없었던 점에 대해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도 중장기 추계를 내서 공급량을 조정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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