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학 학교법인이 의대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에 전속전문의를 파견하고, 이들에게 전임교원의 지위를 부여한 것에 대해 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림에 따라 이와 유사한 형태로 전임교원제도를 운영중인 상당수 병원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E대학이 E의대와 부속병원을 운영하면서 같은 재단 산하 의료법인인 E병원과 협력병원을 체결하고 전문의들을 파견 근무토록 하면서 이들 전문의들에게 전임교원 지위를 부여하자 지난 1월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E학교법인은 서울행정법원에 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기각됐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3일 “의대 부속병원이 아닌 협력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에 대해서는 전임교원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시 말해 이들 파견 전문의에 대해서는 고등교육법상 전임교원이면서 외래진료를 겸임할 수 있는 ‘이중적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의대 부속병원이 아니지만 협력병원을 맺은 의료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은 E병원 외에도 S병원, J병원 등 적지 않고, 이들 병원 전문의들은 전임교원의 대우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 병원의 전문의들이 전임교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면 상당한 파장이 불가피하다.
서울행정법원은 E학교법인에 대한 판결에서 “학교법인이 협력병원에 파견한 임상교육 전문의의 소위 이중적 지위에 터잡은 급여 수령,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및 건강보험 가입 등은 모두 적법하지 않다고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시 말해 이들 협력병원 파견 전문의들은 대학으로부터 기본급, 연구비, 상여금, 보직수당 등을 받으면서 병원에서 진료 댓가로 직책수장, 선택진료, 격려수당 등을 이중으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 파견 전문의들이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 가입 대상이 될 수 없다면 향후 엄청난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E학교법인에 대한 교과부의 시정명령에도 이런 내용이 담겨있다.
파견 전속전문의들을 의대 및 부속병원에서 교육, 연구, 임상실습을 전담할 수 있도록 조치하거나 전임교원이 아닌 겸임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게 교과부의 입장이다.
이들 파견 전속전문의들의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과 건강보험료에 지출된 국비 3억4천여원, 1억여원에 대해서도 연금관리공단과 건강보험공단의 조치가 예고된 상태다.
이와 별도로 교비회계에서 지출된 법인부담금은 교비회계에 다시 세입조치해야 한다.
특히 교과부는 E병원이 이들 파견 전문의들을 재직인원에 포함시켜 전공의 정원배정을 요청했고, 심평원에 전속전문의로 신고한 사실이 있다고 밝혀 또다른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앞으로 E대학과 유사한 형태로 전임교원제도를 운영중인 상당수 협력병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의대와 협력병원을 맺은 현황에 대해서는 이미 파악된 상태”라면서 “다만 협력병원 의사들이 학생 교육을 전혀 하지 않는 게 아니어서 그런 점을 신중히 고려해 방침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E학교법인 이외에도 여러 의대 소속 교원인 전문의가 파견 형식을 빌려 대학 부속병원이 아닌 별개의 의료법인에서 외래진료를 병행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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