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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길 위의 중소병원

조현주
발행날짜: 2003-06-26 06:53:55
최근 한 중소병원 원장의 자살 사건으로 의료계는 한 차례 '충격'과 '공포'에 버금가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의약분업 후 흐트러진 수가체제, 의료전달체계 등 중소병원의 어려움은 이미 의료계 전반에 예견된 일이었다. 헌데 '불을 보듯 뻔한 길'을 왜 피하지 못하는 것일까.

혹 병원 하나쯤 경영난에 시달리거나 폐업에 내몰렸더라도 철저한 경쟁논리 앞에 어쩔 수 받아들여만 하는지. 연이은 병원의 도산 등 일련의 사건들은 그저 남의 일로만 여기기에는 너무나도 커져 버렸고, 부도에 몰린 한 기업의 사장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얘기와도 전혀 다른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환자수 감소로 매출이 줄어 경영에 극심한 압박을 받아 그리도 모진 결정을 내렸다고 치더라도 고인에 대한 위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쩌면 일선 병원에서 진료활동을 펼치고 있는 수많은 의사들이 공감하는 바와 같이 과연 경쟁의 잣대로만 의사 개인의 능력이나 자질을 평가하는 답답한 현실이 더 힘들었던 것은 아닐까.

또 의사를 바라보는 대개 국민들의 시각이 너무나도 냉정해서, 그래도 먹고 사는데는 문제가 없으니 무슨 불만이냐는 편견이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세웠던 것은 아닐지, 새삼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또 언제 이런 일이 없으리라고 장담하지 못하게 할만큼 날카롭기만 하다. 1차 의료기관과 2차 의료기관이 서로 경쟁하고,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단체가 따로 나뉘어 정부 또한 어느 쪽에도 손을 들어주지 못하고 단순히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중소병원의 정상화는 요원한 듯 보인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중소병원이 무너지면 결국 의원급까지 그 파급효과가 전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경기도의 한 중소병원 관계자도 "병원이 예전처럼 환자진료에만 열과 성을 다하면 되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며 "시설에 대한 투자 등 경영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환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며 푸념을 늘어 놓았다.

의료계 전반이 제 목소리를 내는 데만 관심을 기울일 때, 이러한 충격과 공포는 한층 더 치유하지 못할 위기로 스스로를 몰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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