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부자와 빈자의 사유체계와 행동양상은 어떻게 다를까?
부자는 독수리가 하늘에서 세상을 조망하듯이 자본의 세계를 한눈에 관조하는 오감도(鳥感圖)라도 존재하는 것일까? 그래서 부자들은 항상 경기의 바닥에 투자하고, 꼭지에 회수하는 혜안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은행 PB 센터처럼 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는 현명한 조언자들이 많기 때문일까? 아니면 돈의 힘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
반대로 부자가 아닌자는 왜 꼭지에 투자하고 바닥에 철수하는 것일까? 그들은 조언자가 없고 혼자서 세상을 보기 때문일까? 부자가 아닌 사람들은 이차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일까? 그들에게는 개미처럼 사람도,건물도,돌도,꽃도,심지어 절벽 조차도 그냥 같은 걸음을 내디뎌야 할 이차원적 평면으로 비치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돈이 없기 때문에, 혹은 적절한 조언자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일까?
이부분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이 지점에서 다시한번 질문을 던져보자.
부자란 무엇인가?
부자란 바로 더 늘리는데 대한 관심보다 지키려는데 관심이 많은 사람이며, 반대로 부자가 아닌 사람은 지키려는 것보다 늘리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다.
즉 부자와 부자가 아닌 자의 갭은 지키려는 자와 쌓으려는자의 입장의 차이라고 정리 할 수 있다.
때문에 부자에게 ( 자기가 부자라는 추상적 호칭에 스스로 동의하는 사람들은 ) 부란 세대를 이어가면서 지켜져야 할 가문의 전통이나 영광과 같은 것이며, 자신들의 제국으로 들어가는 열쇠와 같은 것이다.
옛말에 3대 부자 없다는 말이 있다.
이말은 기본적으로 맞는 말이다, 부자가 3 대를 이어가면서 자손들이 나태해져서 자산을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이 아니라, 3 대에 걸친 가문의 상속과정에서 분화된 자산의 규모가 결국 처음의 부를 유지할 수 없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재벌가가 분화하면 그들은 각자 다시 필사적으로 사업을 일으키고 투자를 늘림으로서 원래 선대규모의 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게되지만 어떤면에서는 이들은 이순간부터 부자의 행동양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인간이 동서고금을 통해 유별나게 집착해온 장자상속의 습관도 바로 이러한 자산지키기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부"란 내가 그것을 지키고자하는 갈망이 클 때 "부"라는 호칭을 가지게 되는 것이며. 아직 그것을 더 획득하려는 갈망이 지키려는 지키려는 욕망을 넘어 설 때 그것의 절대량과는 무관하게 "부"라는 호칭으로 불리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산을 늘리기보다 지키는데 관심이 큰 사람들의 행동 양식은 어떻게 다를까?
첫째, 이들은 인내심이 강하다, 이들은 다른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부를 획득하는 것에 초연하다, 즉 주식시장의 광풍이 몰아쳐도, 부동산 시장의 투기열풍이 전국을 휩쓸어도 그들은 대중에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적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미련없이 시장에서 철수를 결행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시장에서 얼마나 큰 수익률을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하다.
그러나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절대적 부의 총량과는 무관하게 타인과의 본능적인 눈높이를 의식한다, 내가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이나 부동산시장이 활황을 보일 때,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다른사람들이 주식으로, 혹은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들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에 몸부림친다.
그래서 이들이 무엇인가에 투자하려는 마음을 굳히는 순간 이미 그시장은 성숙기에 진입해 있거나, 아니면 곧 퇴조하기 직전의 마지막 활황기일 때가 많다.
둘째. 부자는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본의 속성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고, 설령 불가피하게 큰 손실을 당하는것은 감수하더라도 , 불필요하게 작은 손실을 입는 것은 끔찍하게 싫어한다. 때문에 이들의 투자방식은 리스크를 감수하고 확률적으로 이익을 보장하는 투자는 철저히 배척한다.
원래 자산가치란 히말라야에서 굴러내리는 눈덩이처럼 부풀었다가 다시 흔적도 없이 녹아내리는 것이다. 자산가치란 "거래"의 결과물이며, 자산가치의 기준이 되는 "거래행위"에는 항상 "거래비용"이 발생하게된다.
예를 들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을 때, 종합주가지수가 500 에서 1000 이 되면 우리는 주식시장의 가치가 배로 상승하였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 과정에서 유동성은 그보다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소진되어진다.
주식의 거래가 활발해지고, 거래 회전율이 높아지면, 증권 거래세와, 증권거래의 수수료, 브로커의 운용료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단순히 "주식거래" 라는 행위안에서 가격을 주고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그것이 누적될수록, 언젠가는 어느새 그들의 주머니에서 원금을 상회하는 금액이 비용으로 지출되었음을 잊어버리게 된다.
예를들어 주식거래의 매수/매도에서 수수료와 세율을 1 %로 잡는다고 가정하면, 1 억의 자산으로 100번의 거래를 하게되면 이미 그는 자신의 자본이 100 % 잠식되어버린 상황에 놓이게된다, 이때 그가 남길 수 있는 자산은 매 거래마다 최소 1% 이상의 이익을 올릴 경우에 원금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랜덤워크하는 시세의 움직임에서 과연 그는 얼마의 승률을 올릴 수 있을까?
때문에 주식투자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하는 가장 확률이 높은 방식은 가능한한 거래의 회수를 최대한 줄이고 자기가 매입한 가격이상 주가가 오를때까지 석달이던 1년이던 버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 된다.
부동산 거래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은 주식시장보다 환금성이 떨어지고 거래의 빈도가 낮은 반면 부동산 시장의 세제적 흡수요인과 거래비용의 비율은 주식시장의 그것에 못지않은 수준이된다, 그래서 특정의 땅이 열번정도 손바뀜을 하면서 매번 10% 씩의 차익으로 땅값이 두배가 올랐다면, 실제 거품비용이 포함된 부동산 시세는 거래비용을 복리식 누적으로 볼 때 최소 세배이상의 유동성을 흡수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즉 주식이던, 부동산이던 시세가 두배가 ,혹은 세배가 되면 실제 그 시세가 흡수한 유동성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범위가 커지는 셈이된다.
부자는 이런 논리를 본능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부자가 장기투자하는 이유는 여유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이 어떤 "투자"방식을 선택한 것은 그것이 현재의 "부"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며, 이때 이들은 이 선택의 결과에 따른 손실은 감내 할 수 있지만 , 이 거래에 따르는 불필요한 비용은 감내하지 않으려들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하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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