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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보험확대 위해 8년간 '악전고투'

안창욱
발행날짜: 2009-01-22 06:50:18

'카디옥산' 투여 임상연구 헌신, EBM 근거 확보

서울대 어린이병원 의료진들이 대표적인 임의비급여 약제로 지목된 바 있는 '카디옥산(심장 보호제)’을 급여로 인정받기 위해 무려 8년간 끈질긴 임상연구 끝에 의학적 타당성을 입증할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연구진들이 제약사로부터 어렵게 1천만원을 지원받아 임상연구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연구기간이 8년이나 걸렸다는 점에서 근거중심의학(EBM)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회장 가톨릭의대 김학기)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원장 서울의대 허대석)는 21일 ‘근거중심의학에 기초한 소아혈액종양진료’를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서울의대 강형진 교수는 소아암환자에게 항암화학요법을 할 때 심장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카디옥산’을 투여하는 게 타당하다는 임상적 근거를 국내 처음으로 제시해 주목받았다.

‘카디옥산’은 2007년 7월 이전에는 전이성 유방암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한 후 심 독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여할 때에 한해 보험급여를 인정해 왔다.

그러자 소아 혈액종양학과 의료진들은 소아 심장 독성이 있는 항암제를 투여한 후 심장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카디옥산’을 투여해야 한다며 보험급여로 인정해 줄 것을 정부에 줄기차게 건의했다.

하지만 임상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기각되자 서울대 어린이병원은 2001년 8월부터 지난해까지 47명의 소아 혈액암환자들을 대상으로 ‘카디옥산’을 투여하는 임상연구를 시행해왔다.

강형진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카디옥산’ 투여군의 생존율은 80.4%로, 1995년 1월부터 2001년 7월까지 ‘카디옥산’ 비투여 환자군 42명에서 61.5%를 기록한 것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와 함께 6년간 cardiac evernt에서도 ‘카디옥산’ 투여군이 30.9%, 비 투여군이 54.4%로 큰 차이를 보였다.

신경모세포종 등 소아청소년암에 ‘카디옥산’을 투여하면 심장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그간 의료진들은 '카디옥산’에 대한 EBM이 확립되지 않았지만 경험적으로 투여해 왔고, 결국 2006년 12월 성모병원 임의비급여사태가 촉발되면서 의사들이 부당청구한 대표적인 약제로 거론됐다.

서울대 어린이병원이 이 같은 EBM 자료를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의료진들이 환자들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서울대병원 신희영(소아혈액종양학회 학술이사) 교수는 “2~3년이면 EBM 데이터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소아암이 100만명당 124명 발병하는 희귀질환이다보니 연구 자체가 쉽지 않았다”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소아암의 경우 워낙 환자군이 적어 제약사 입장에서도 굳이 보험급여를 확대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신 교수는 “정상적인 임상연구라면 1억원 가량이 필요하지만 이런 사정상 보령제약으로부터 지원받은 1천만원으로 8년간 연수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이번 임상연구는 소아암환자에 대한 보험급여를 확대하기 위해 '오기'로 한 실험이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특히 신 교수는 “몇년 전 외국에서 유사한 연구를 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긴 기간 연구한 논문은 전 세계적으로 없다”면서 “외국 저널에 게재한 후 심평원에 보험급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태가 터진 직후인 2007년 7월부터 '카디옥산'을 소아암환자에 대해 100/100으로 투여하도록 했으며, 향후 서울대병원의 임상연구를 인정하면 환자들은 실질적인 보험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카디옥산’과 같이 허가사항을 초과한 약제가 적지 않고, 이런 약제를 비급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준 무작위 대조군 시험, 환자-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및 기타 관찰적 분석 연구 등을 하고, 심평원에 임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소아암 자체가 희귀질환이어서 성인암처럼 엄격한 임상연구 자료를 요구한다면 EBM이 쉽지 않다”면서 “보건의료연구원은 앞으로 이런 점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신 교수는 “지금까지 의료진들이 EBM을 등한시했던 점 역시 반성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각 병원의 임상증례를 학회에 모두 보고하도록 해 임상적 근거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성모병원에 재직중인 김학기 회장은 불가피한 의학적 비급여가 부당청구로 매도되면서 겪었던 심적 고통을 털어놨다.

김 회장은 “백혈병을 완치하고도 심장 독성으로 인해 죽는 소아환자들이 많았는데 ‘카디옥산’이 나온 후부터 이런 사례가 거의 없어졌고, 보험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비급여한 것뿐인데 복지부와 심평원은 부당진료로 규정했다”며 억울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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