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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생 임상 선호…구조적 문제"

안창욱
발행날짜: 2009-03-26 13:30:53

건국의전원 한설희 원장 지적, "기초 공동연구 확대"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한설희 원장은 생물학 등 기초학문을 전공하고 의전원에 입학한 학생들이 기대와 달리 임상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의료제도상 문제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한설희 원장
건국대 의전원 한설희 신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좋은 의학자를 배출하고 싶지만 안정된 직업을 얻기 위해 의전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면서 “의전원 설립 취지와 다르게 현실적인 접근을 하는 학생들이 많은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한 원장은 “원래 의전원 설립 취지는 생물학 등 기초학문 전공자들이 입학하면 기초의학자들을 많이 배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길이 너무 험난하다”면서 “그러다보니 기초의학을 해줬으면 하는 학생들이 임상, 그것도 돈 잘 버는 과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원장은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의료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못 박았다.

한 원장은 “미국은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외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다시 수련을 받아야 하지만 일단 자격을 취득하면 안정된 생활을 보장 받는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수가가 낮은데 누가 그런 일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기초의학자들이 제대로 대접받으면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우수한 인력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반갑지만 국가 정책적으로 보면 인력 낭비인 측면도 있고, KIST나 포항공대 학생 상당수가 의전원 입학 준비를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공대를 졸업하고 앞길이 보장되면 굳이 의대에 진학하려 하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한 원장은 “건국대병원은 앞으로 10년 이내에 국내 ‘탑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이 기초의학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연구과제를 모집해 채택되면 방학기간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한 원장은 “의료원 체제로 전환하면 건국대병원, 건국대 충주병원, 의전원, 의생명과학원과 함께 기초연구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임상과 기초 공동연구를 활성화해 세계적인 연구업적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건국대 의전원은 교수들이 보다 충실히 수업에 임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학생들이 모든 교수, 교과목을 평가하도록 해 연말에 ‘최고 교수상’ ‘최고 과목상’을 선정해 시상할 계획이다.

한편 한 원장은 “과거 의대체제일 때보다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고 있어 의전원 제도 도입 초기에 전환한 득을 많이 봤다”고 설명해 앞으로도 의전원 체제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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