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E의대, G의대 협력병원에 근무하는 임상교수에 대해 전임교원 불인정 처분을 내린 가운데 학생교육병원과 임상 전임교원 자격 기준안이 마련돼 주목된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23일 오후 2시부터 연대 보건대학원 337호에서 '바람직한 학생교육병원’ 공청회를 갖는다.
의학교육평가원은 이날 공청회에 의대 학생교육병원의 대안으로 협력병원 지정제도안과 3가지 형태의 교육연구병원 지정제도안 등 4개안을 제시했다.
이들 안은 교육부가 의평원에 연구를 의뢰해 마련된 것이다.
협력병원 지정제도안은 의대 부속병원과 특수법인(국립대병원)은 현재와 같이 운영하되, 의료법인,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병원 중에서 일부를 대상으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현행법상 의대 교육은 부속병원을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부속병원 뿐만 아니라 협력병원을 의대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방안이다.
이와 함께 이 안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협력병원을 지정하고, 사립대 교수들이 이 협력병원에서 겸직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서울대병원설치법과 국립대병원설치법에 따라 겸직 형태로 진료 및 임상실습에 참여할 수 있지만 사립대 교수들은 부속병원이 아니면 자신들의 학생이 파견 나가 실습을 하는 병원에 겸직해 임상실습에 참여하기 어려운 점을 해결하자는 취지다.
다만 의평원은 병원의 교육기능과 연구기능을 평가하는 교육연구병원(AMC, Academic Medical Center) 지정기준을 활용, 협력병원 남발을 막자고 제안했다.
3가지 형태로 제안된 교육연구병원 지정제도안은 모든 의대 임상실습병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의학교육 기여도와 의학연구기능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인정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중 하나가 법인격 중심안이다. 의대 부속병원과 국립대병원만 학생교육병원으로 지정하고, 의료법인과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은 교육협력병원으로 분리 지정하자는 것이다.
교수 지위와 관련, 학교법인과 특수법인에 근무하는 교수라 하더라도 해당 병원이 학생교육병원으로 지정받아야만 전임교원 발령이 가능하고, 의료법인과 사회복지법인은 ‘겸임교원’만 가능하다.
또다른 형태는 학생교육 기능 중심안이다. 이 안은 의대 임상실습병원은 법인격과 무관하게 교육연구병원으로서의 기능을 평가해 학생교육병원으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이는 학교법인, 특수법인 뿐만 아니라 의료법인과 사회복지법인에 근무하는 의사도 전임교원으로 발령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세번째 대안은 임상대학안이다. 이 안은 전공의 수련병원도 일정 기준을 총족하면 임상대학으로 지정하자는 것으로, 이 안대로 하면 의대 교육과정(BME)과 전공의 수련교육과정(GME)가 통합된 임상대학이 탄생하게 된다.
다시 말해 이 안은 법인격과 무관하게 임상대학 피용자도 전임교원 발령이 가능한 형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 방안이 도입되면 의료법인과 사회복지법인 피용자도 전임교원으로 발령할 수 있다.
비록 이들 교육연구병원 지정안은 상이한 형태를 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교육기여도 평가와 연구능력 평가, 시설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의평원은 학생교육기여도 측정 방법으로 학생수, 실습교육횟수, 주(week)를 곱해 산정하는 것을 예시했다.
의평원은 “이 기준을 제시하면 여러 개의 임상실습교육병원을 가지고 있는 기존 의대 중에서 교육연구병원으로 지정받지 못하는 병원이 나올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학생교육병원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하는 것을 방지하고, 교수지위가 남발되는 현상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구능력 평가는 병원의 연구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 일례로 100명당 SCI 실적을 평가해 5개 등급을 부여하고, 인증기간을 10년, 7년, 5년, 3년, 2년 등으로 달리하자는 것이다.
병원장은 우수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신고 교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의평원의 판단이다.
시설기준 역시 학생교육병원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과목과 의학교육 담당 기구 및 책임자, 컨퍼런스 및 강의 공간, 학생 개인 물품함, 학생 20명당 한개의 전용 학습 공간, 충분한 컴퓨터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의평원은 “임상실습교육병원은 해당 병원이 평가인증을 받은 후 교육기여도와 연구능력, 시설기준을 함께 갖춘 경우 지정받을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다만 의평원은 시행 과정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직 전임교원에 대해서는 지위를 인정하고, 일정 시점 이후 단계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들 방안 중 어떤 안이 채택되더라도 의대 부속병원, 의대 협력병원에 근무하는 상당수 임상 교수들은 전임교원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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