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가 정부의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 등 항혈전제 급여제한 예고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뇌졸중학회와 심장학회는 26일 항혈전제 사용에 대한 복지부 고시와 관련, "다수의 뇌졸중 및 심혈관질환 환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해당 심뇌혈관질환의 국제적 치료 수준 유지를 위해 고시 철회를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학회는 "올 한 해에만 2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뇌졸중과 심장질환자들에게 치료 혜택 확대는 고사하고 예방책인 항혈전제의 사용에 근본적인 제한을 가하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회는 복지부가 고시의 관련근거로 내세운 문헌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학회는 "미국과 유럽의 어떤 임상진료지침도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 환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아스피린 외의 다른 약제의 사용을 금하고 있는 경우는 없다"고 지적했다.
2009년 유럽뇌졸중협회에서는 모든 뇌졸중 환자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항혈전제 투여를 강조하면서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의 병합요법을 앞세우고 차선책으로 아스피린이나 트리플루잘 단독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또 미국심장학회와 미국뇌졸중학회가 공동으로 제작 발표한 2008년 표준진료지침에서도 뇌경색이나 일과성 허혈발작 환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아스피린 50-325mg, 클로피도그렐, 아스피린과 디피리다몰 병합요법 3가지를 일차 약제로 권고하고 있다.
학회는 "많은 약제들이 수 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효과나 부작용 면에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아스피린보다 나은 점이 있어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이 권고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고시로 인해 환자들은 다시 아스피린으로 약제를 바꾸거나 사용하던 약제를 개인부담으로 사용해야 하는 등 큰 위험과 혼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은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서 높은 발생률과 사망률을 나타내는 질환으로 이번 결정으로 인한 개인의 경제적 부담은 의료불평등을 야기하고 사회 경제적인 비용과 함께 개인 및 가족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
학회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뇌졸중 및 심장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도 부족할 상황에서 효과적인 치료 수단을 줄이는 이번 고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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