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기축년 한 해가 저물고 경인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한 해 동안 각 지역에서 최선을 다한 모든 보건의료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올 한해 신종플루가 가장 큰 화두가 된 가운데 의료인들은 일선에서 대유행 차단을 위해 동분서주 했다. 의사와 의업의 존재이유를 확인시킨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법원이 사상 처음으로 존엄사 인정 판결을 내린 것도 기억에 남는 사건이다. 하지만 존엄사 시행 대상이던 김모 할머니가 호흡기를 제거했음에도 아직까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어 인간 생명의 경외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여기에 리베이트 문제는 의료계를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하며 논란이 눈덩이처럼 부풀었다. 영리법인 허용과 의료서비스 선진화 방안으로 몸살을 앓았다. 또한 2010년 의원급 수가협상이 약제비 절감조건과 연계됐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었다. 임의비급여 문제와 원외처방약제비환수법안, 의료분쟁조정법안 등 의사의 소신진료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의사들의 노력도 계속되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연말에 의료사고법이 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의료계에 낭보가 됐다.
내년에도 결코 쉽지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건강관리서비스 등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서비스산업선진화는 의료계에 큰 도전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의료계는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대비해야 한다. 단순 영역 지키기 논리로는 정부의 밀어붙이기를 막을 수 없다. 리베이트 문제도 의료계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의료계가 주도한 가운데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경인년 호랑이해다. 호랑이처럼 당당하게 현안을 헤처나가는 의료계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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