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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책 없는 연구중심병원…병원들 "답답하다"

이창진
발행날짜: 2010-03-04 06:48:15

복지부 주최 토론회서 한목소리…전 장관 "인센티브 적극 검토"

연구중심병원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보건복지가족부 주최로 3일 오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린 ‘병원 연구역량 강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자들은 연구중심병원 정책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연구인력 배양과 병원 자립도를 위한 국가 차원의 가시적인 지원책 마련을 주문했다.

전재희 장관을 비롯한 보건산업정책국 실무진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주요 병원 보직자들이 참석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먼저, 서울아산병원 이정신 원장은 “복지부의 선도형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가 4년째 접어들고 있으나 병원들 입장에서는 애타고 답답한 게 현실”이라면서 “연구중심의 경쟁력은 사람에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임상능력을 갖춘 인력 육성을 위한 정부의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연구책임자인 민병현 교수는 “연구중심병원의 가장 큰 화두는 병원 자립으로 정책에 출구전략이 있어야 한다”면서 “병원 중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병원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정신 원장(가운데) 등 병원들은 연구중심병원에 공감하면서도 피상적인 지원책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서울대병원 성승용 교수도 “첨단복합단지 조성에 조 단위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연구중심병원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병원의사가 중심이라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연구전담의사 육성과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환자 유치사업에 대한 논의에서는 현실적인 정책을 요구하는 방안이 쏟아졌다.

삼성서울병원 권오정 기획실장은 “지난해 서울시 허가로 해외환자를 위한 3만평 규모의 공간을 확보해 1천 병상 건립이 가능하나 실제 환자수를 보면 50~100병상이 될 것”이라고 전하고 “조만간 두바이에 클리닉을 진출한 예정이나 문화적 차이와 수가체계 및 의료분쟁 문제 등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활발한 해외환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닥스투어 우봉식 대표(의사)는 “일부에서 단기성과에 급급해 가격경쟁을 벌여 최근 싱가포르와 가격이 역전된 상태”라면서 “무엇보다 한국의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어 한류열풍과 같은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재희 장관은 병원들의 의견을 꼼꼼히 적어가며 보건의료산업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피력했다.
서울아산병원 이정신 원장은 “성장동력산업으로 HT(인간중심 관련기술)를 국가적 아젠다로 가려면 통일된 개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백화점식 경쟁이 아닌 선택과 집중 등 실천적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며 지원책 마련을 재차 역설했다.

전재희 장관은 “보건의료산업을 성장동력으로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강력하다”면서 “오늘 개진한 의견을 중심으로 TF에서 깊이 있게 논의해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는 등 대책수립을 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전 장관은 이어 “병원들이 생각하는 규제완화나 인센티브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주면 적극 검토하겠다”며 “(연구중심병원이) 스피드 스케이트와 같은 속도전이 아닌 만큼 관련 부서를 통해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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