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의치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이하 제도개선위)가 권고한 의사양성학제 개선 복수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로 함에 따라 과연 어떤 안이 채택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결국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대, 의전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하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29일 “자문기구인 제도개선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할 방침”이라면서 “위원회가 제시한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제3의 대안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도개선위는 지난 19일 마지막 회의에서 의사양성학제 개편 2개안을 마련해 교과부에 제시했다.
2개 안은 현재 서울대를 포함한 12개 대학이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고 있는데 이런 행태를 완전히 해소하는 것을 전제로 대학이 의대, 의전원(4+4)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41개 의대, 의전원을 모두 학석사통합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들 2개 안은 제도개선위 산하 정책소위가 제시한 것으로, 의대의전원장협회(이사장 임정기)가 요구한 것과 거의 흡사하다.
현재 의학계에서는 대학이 의대, 의전원 중 하나를 택일하는 쪽으로 교과부가 최종 방침을 정할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의대의전원장협회 관계자는 30일 “의학계, 이공계 등이 모두 의전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대학이 자율적으로 의사양성학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의학계가 이를 희망하고 있고, 이공계가 의전원을 반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까지 의전원의 비싼 등록금 등을 이유로 의대체제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과부가 여론을 무시한 정책을 강행하진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교과부도 대학에 의대, 의전원 중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하되 의전원에 대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의전원은 지역에 따라, 설립 형태에 따라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의전원 제도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당장 학석사통합과정을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학석사통합과정 의전원은 고졸자와 대졸자가 입학하는 형태로, 고졸자는 2년 의학전교육(pre-med) 과정과 4년 의학교육과정을, 대졸자는 4년 의학교육과정만 이수하는 형태다.
이에 대해 의학계는 학석사통합과정을 이수하면 모두 의무석사학위가 수여되지만 한 의전원 안에 6년 과정과 8년 과정으로 나뉘고, 다른 단과대 졸업생과의 학위 형평성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제도개선위 상당수 위원들도 학석사통합과정을 도입하는데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과부는 빠르면 5월 중 의사양성학제 개편 최종방침을 발표한 후 일부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연말까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어서 어떤 대안이 제시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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