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증가요인을 감기와 고혈압, 당뇨 등 경증질환에 있다고 보고 환자 본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건강보험이라는 한정된 재원에서 경증환자의 의료비 지출을 억제해 재정안정화와 의료기관의 상생을 모색할 수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진료행태의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는 경증환자 완화방안을 면밀히 짚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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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증환자 완화책 왜 나왔나 <중>의료계에 몰고올 파장
<하>제도안착을 위한 개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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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경증환자 억제 방안을 바라보는 병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병원계는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환자쏠림 현상을 차단해야 한다는 정책방향에는 동의하나 경증환자 본인부담률 인상의 실효성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대형병원 경증환자 완화대책에 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 인상도 포함된 부분은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병원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의 분석에 따르면, 다빈도 50개 질환을 경증으로 정의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외래 및 약값 본인부담률 인상시 각각 820억원과 12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재정이 절감되는 것으로 추계됐다.<표 참조>
외래 본인부담률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각각 100%와 80%로 인상하는 10개 초경증 질환의 경우, 종합병원 이상에서 780억원과 약국에서 750억원 등 1500억원 이상의 재정절감 효과가 예상됐다.
복지부는 감기 등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방치할 경우, 노인인구와 만성질환 증가에 따른 의료비 지출과 맞물려 결국 건강보험 재정파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보험정책국 고경석 국장은 “의료비 지출의 급증세가 지속될 경우 5년이내 보험재정 파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본인부담률 인상으로 국민과 요양기관 모두 일정부분을 감내해야 건보제도의 지속·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입원료 수가가 절반에 못미치는 현 상황에서 일방적인 외래 억제는 병원들의 줄도산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중소병원협의회 권영욱 회장은 “외래를 보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 않은 수가체계에서 본인부담률로 억제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전하고 “수익구조을 유지하기 위해 병원들은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가 감소하는 종합병원까지 본인부담률 인상을 적용한다는 것은 병원 보고 문 닫으라는 소리”라면서 “외래를 차단해도 상급종합병원과 중소병원 그리고 의원급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입자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민주노총과 경총은 지난달초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도개선소위원회에서 “상급종합병원 외래 본인부담 인상은 실효성이 부족하고 가입자의 부담만 증가시킬 것”이라며 “낭비적인 의료이용을 막을 수 있는 보다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경희대 경영학과 김양균 교수는 “상급종합병원 외래를 일방적으로 차단한다는 것은 공급자 뿐 아니라 국민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하고 “외래환자 계층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을 근거로 잘못된 의료행태 자료가 제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증환자 본인부담률 인상은 강행해야 하는 복지부 입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국민과 의료계를 아우르는 합리적인 대책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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