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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병원 총액계약제 '시기상조'

박진규
발행날짜: 2003-07-14 06:30:44

의료계 변수 많아 효과적 운영 기대 못해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발전위원회(보발특위)가 민간 병·의원의 총액계약제 도입을 중점 연구과제로 채택한 것과 관련, 학계와 의료계를 중심으로 시기상조란 지적이 일고 있다.

보발특위는 최근 국민건강보험 발전을 위한 기본구상을 통해 수가지불제도의 개선방안으로 총액계약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병원, 의원, 치과의원, 한의원, 약국등 진료부분별로 총액계약제 도입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것.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의료 인력이 해마다 늘고 또 신의료기술 도입 등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총액계약제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창록 보험이사는 "의료인력 및 병상 등 공급이 안정적인 상황이어야만 검토해 볼 수 있는 일로, 의료인력이 해마다 수천명씩 쏟아져 나오는 현 상황에선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성익제 사무총장은 "정부가 하는 일에 가타부타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뭐라 말할 수 없다"라며 소극적인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학계도 단기적으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화의대 이선희 교수는 "총액계약제는 수가계약제 운영사례에서 보듯 민주적인 계약과 조정에 익숙하지 않는 국내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의료인력구조의 난맥과 리더십 부재로 효과적인 운영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체계를 포함해 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의료비 지불체계의 개선만으로는 제도적인 순기능이나 급여지출의 효율성을 증대하기는 어렵다"며 중장기적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 한 관계자 "총액계약제 시행방안에 대해 세부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나 의원급 의료기관을 상대로 하는 것은 공공성이 없어 적절치 못하다"며 "병원을 몇개 지정해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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