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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형 장애로 인한 의학적 고아 막자"

이석준
발행날짜: 2011-08-08 12:00:38

25~28일 서울에서 세계정신신체의학 학술대회

#1.A씨는 평소 두통, 흉통, 복통 등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로부터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분명히 몸이 아파 병원에 찾았지만 뚜렷한 병명이 없었다. 이에 A씨는 타 병원을 전전하며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A씨는 의사에 대한 불신과 중복되는 고가의 검사로 경제적 부담이 커졌다.

신체형 장애로 '의학적 고아'가 되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체 증상은 있지만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것을 뜻하는 신체형 장애는 정신신체의학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장애 중 하나다.

일단 신체증상은 있지만 이를 기질적으로 설명할 수 없으면 신체형 장애에 포함돼 진단의 오류가 일어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 고경봉 교수.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고경봉 교수는 이런 논란이 오는 25일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제21회 세계정신신체의학 학술대회'에서 종식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이기도 하다.

고 교수는 8일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세계정신신체의학 학술대회에서 그간 논란이 되고 있는 신체형 장애의 정체성 확립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이런 기대는 본인의 연구 결과에 기인한다.

고 교수가 올해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 인터넷판에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신체형 장애에 유전적 특성이 관여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여러 경로의 세로토닌과 연관된 유전자 다형성을 조사한 결과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한마디로 신체형 장애가 정신사회적 및 문화적 인자들과 같은 후천적 요인들과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 교수의 다른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2008년 정신의학연구에서 신체형 장애환자들의 신체증상이 불안장애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분노의 억압 및 불안과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올해 임상정신의학지는 신체형장애와 불안장애 간의 뇌혈류량을 비교한 결과 두 장애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음을 발표했다.

신체형 장애가 본질적으로 우울장애보다 불안장애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신체장애가 같은 증상을 가져 공존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에는 차이점이라든지 유사점에서 이 장애가 본질적으로 어느 장애와 가까운 것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연구자료를 통해 하나의 신체장애가 갖는 이질성을 줄이고 동질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38개국 약 600여 명이 참석해 신체형 장애의 정체성을 확립할 계획이다.

또 통증과 감정, 의사-환자 관계의 정신생리, 정신면역학, 정신신체의학에서 유전자-모방성 문화정보-문화의 역할, 정신신체의학의 과거와 현재, 암환자의 정신사회적 문제와 치료가 다뤄진다.

이번 행사는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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