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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만 생각한다면 전공의 안뽑죠"

박양명
발행날짜: 2011-08-26 06:45:14

스토리가 있는 병원⑧ 새빛안과병원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됩니다. 수련병원이라는 것이 개인병원으로서는 엄청난 희생이 따르지만 결국은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두번째로 전공의를 맞은 새빛안과병원 박규홍 원장은 단일 병원으로서 수련병원 신청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병원의 질 향상'을 가장 먼저 꼽았다.

새빛안과병원은 2009년 병원신임평가를 받고 2010년 전공의 1년차를 교육하는 수련병원으로 지정됐다. 도전 한 번만에 통과한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작년에는 전공의 한명 모집에 10명이 몰렸다. 올해 후반기에도 1명 모집에 5명이 지원했다.

"수련병원은 전공의 교육을 위해 전문 진료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술적(academic)인 것을 기본으로 갖고 가야 합니다. 개인 병원으로서는 쉽게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닙니다."

박 원장은 경제논리만 따졌다면 수련병원 신청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과 전문병원, 좋은 병원으로 온전하게 거듭나야 되겠다는 정체성과 목표 때문에 시도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빛안과병원은 1994년 경기도 고양시 강촌에 성모안과의원으로 시작됐다.

백내장과 굴절 수술을 전문으로 하던 박 원장은 개원 3년 정도가 지나자 안과 병원에 대한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

환자가 안과를 왔을 때 백내장이나 굴절 수술 외에도 녹내장, 망막질환 등 다양한 진료를 온전히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박 원장은 배움을 쉬지 않았다. 3~4일 의원 문을 닫고서라도 해외 학술대회에 적극 참여했다.

망막, 각막, 녹내장 등 다른 안과질환 전문가도 영입하기 시작했다. 녹내장 분야 권위자인 가톨릭의대 성모병원에서 재직했던 백남호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병원 출신 각막ㆍ안(眼) 성형 전문의도 영입했다.

2005년 의원에서 병원으로 전환하고서도 박 원장은 의료진이 연구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했다. 일주일에 한번은 환자 진료 대신 논문에 매진하도록 하고 서울대병원이나 가톨릭대 부속병원에서 1년간 전임의 과정을 거칠 수 있게 했다.

해외연수도 전액지원하고 있다.

김기석 진료부장은 미국 위스콘신의대 망막파트에서 1년간 연수를 하고 돌아왔다. 올해 11월에는 각막 전문의 최진석 진료과장이 일본으로 단기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박 원장은 "수련병원은 수술 종류가 다양해야 하고 논문도 정기적으로 써야하며 전공의 당직실, 의학도서관, 중앙공급실 등 시설도 갖춰야 하는 등 기준이 있다"며 "인증을 받기 위한 일련의 준비를 통해 병원의 질도 높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을 생각했다면 백내장과 굴절 수술에만 집중할 수도 있었는데 매출 기여도가 낮은 사시, 녹내장 등을 진료 하면서 병원 수준이 높아질 수 있었다"며 "안과 증상만으로 이상을 감지해 뇌 CT를 촬영한 결과 종양을 발견한 사례도 5건이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규홍 원장은 많은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한다고 생각하는 현실에 답답해 했다.

그는 "레지던트가 실제로 진료에 투입돼 병원 수익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것이면 모르겠는데 차트 정리 등을 옆에서 도와주는 정도"라며 "레지던트 수련을 통해 전문의를 비롯한 병원 구성원들이 노력하면서 궁극적으로 병원이 레벨업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새빛안과병원의 내년 도전과제는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받는 것이다.

박 원장은 "어차피 가야할 길이라면 도전해보자라고 생각했다"며 "인증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면 병원이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새빛안과병원은 좋은 병원, 제대로된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상 7층 건물을 9층으로 증축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를 목표로 법인화도 준비하고 있다.

박 원장은 "2016년은 병원이 생긴지 22주년이다. 그 때는 대한민국 대표 안과병원이 돼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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