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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로봇수술 가이드라인 반응 '싸늘'

박양명
발행날짜: 2011-08-29 06:50:37

초점전향적 연구 통한 근거가 우선, "6천례 무의미"

|초점| 세브란스 로봇수술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 발표

연대 세브란스병원이 로봇수술 적용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로봇수술의 유용성 논란과 함께 안전성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이드라인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A대학병원 B교수는 "로봇수술은 현재 발전해 나가는 단계일 뿐 아니라 아직 근거 수준이 미약한데 수술 적용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뭘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근거가 있으면 관련 학회와 국가기관 같은 공신력 있는 곳에서 먼저 만들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시골 동장이 방송으로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고 선을 그었다.

세브란스병원은 25일 로봇수술 적용 범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다빈치를 도입했고, 현재 로봇수술 건수에서도 독보적이다.

25일 세브란스병원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
가이드라인은 세브란스병원의 6000례가 넘는 로봇수술과 국내외 임상연구 논문을 비교 분석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 6월 로봇수술이 기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보다 비용은 6배나 더 비싸지만 효과가 더 좋다는 근거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기존 수술과 로봇수술을 비교한 국내외 연구 171편을 분석한 결과이다.

보의연은 이와 함께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보다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는 정책 제언을 함께 내놓았다.

B교수는 "로봇수술은 복강경, 개복 수술보다 유효성이 입증된 것이 없다. 수술 건수가 6000례, 1만례 했다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연구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근거를 만드는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러면서 그는 "로봇를 만든 회사든, 단체든, 국가기관이든 기존 수술과 로봇수술을 비교하는 전향적 연구를 통해 근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 교수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임상에서 대규모로 로봇 수술 하는 곳이 없다"며 "그만큼 제한(regulation)이 훨씬 엄격하기 때문에 생기는 갈증을 우리나라 로봇 심포지엄 등에서 푸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자도 "근거를 만드는 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로봇수술이 무분별하게 행해지는 경향이 있어 로봇수술 선도 병원으로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을 느끼고 만들게 된 것"이라며 "이번 가이드라인을 국제로봇학회에 제안하는 등의 노력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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