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에서 SSRI계 항우울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88%가 8주 급여제한 기간이 지나도 약 처방을 위해 정신과를 방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는 서울아산병원 김영식·선우성 교수, 순천향대병원 유병욱 교수팀이 서울아산병원과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를 방문해 항우울제를 새롭게 처방받은 우울증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들을 대상으로 SSRI 항우울제 보험급여가 제한되는 처방 8주후 치료계획을 물은 결과 정신과로 가서 급여로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겠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2.1%에 그쳤다.

가정의학과에서 비보험으로 처방을 받겠다는 환자가 전체의 45.5%로 가장 많았고, 증상이 좋아져 약 복용을 중단하겠다는 답도 32.2%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10%는 증상은 있지만 보험급여가 제한된다면 항우울제 복용을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환자들이 정신과로 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현재 진료 중인 의사에게 다니는 것이 편해서라는 응답이 38.9%로 가장 높았다.

또한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불편해서라는 응답이 16.7%, 정신과 진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는 응답도 12.2%로 나타났다.

반면 정신과로 가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보험으로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4.6%, 더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답이 24.6%를 차지했다.

항우울제 보험적용 제한에 대해서는 환자의 83.9%가 보험제한 조치는 불합리한 조항으로, 진료과에 상관없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식 교수는 "SSRI계열 항우울제 보험적용 제한으로 인해 환자의 87.9%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고, 83.9%는 의료보험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60일 급여 제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