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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밉더라도 마지막 기회를 달라"

박양명
발행날짜: 2013-02-19 07:00:26

서남의대 박종천 학장 "교육 정상화 위해 절치부심 중"

"서남의대에 쏟아지는 어떠한 비판도 다 맞기 때문에 변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과거는 잘못한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미워도 사실을 매도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종천 학장
서남의대 박종천 학장은 18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공개한 '서남의대 정상화 방안'을 놓고 "참담하다", "부실하다"는 표현으로 비판하는 목소리에 서운한 기색을 표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2013학년도 강의 및 임상실습 일정, 1학기 시간표, 중장기계획이 담겨 있다. 이를 접한 의학계 관계자들은 내용이 절망적이고, 믿을 수도 없다며 비판했다.

박 학장은 "일례로 2013학년도 강의 일정에는 내과학도 소화기, 면역학 등 다양하게 짜여있다. 1학기 시간표만 보고 내과학 교육이 하나 밖에 없다며 부실하다고 지적하는 것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1학기 교육과정은 완벽한 통합교육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2016년 의대 인증평가를 받을 계획이다. 평가년도인 2014년부터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남의대는 그 일환으로 전주 예수병원과 임상실습 교육 협약을 체결하고, 전임교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박종천 학장은 "의대 인증기준에 따르면 임상교수가 85명, 기초교수가 25명이 돼야 한다. 우선 3월까지는 임상교수 40여명, 기초교수 16명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남의대는 예수병원 의료진 40여명을 전임교원으로 임용하고, 20~30년생인 고령 교수 4명은 권고사직한다는 계획이다. 생물학과 화학과 등 기초 교수의 소속을 의대로 바꿔 3명을 충원한다.

하지만 전주 예수병원이 과연 학생들을 교육할 만한 병원인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있어 또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 있다. 마지막 기회를 달라"

박 학장은 앞으로의 서남의대는 반드시 다를 것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99년부터 서남의대에 몸을 담아왔다. 지금까지 전혀 저항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재단의 힘이 너무 강했다. 보직교수도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에게도 좋은 병원에서 수련 받으면 된다고 빨리 졸업하면 된다고 말해왔다. 바꾸려고 목소리를 높이던 교수들도 모두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1998년 서남대에서는 소수의 교수들로 구성된 교수협의회가 만들어져 재단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학생 수도 많았고, 저항의 목소리는 작았기 때문에 곧 사그라 들었다.

2차 저항은 2001년.

의대학생들이 집단으로 수업거부를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힘은 미약했다. 교수들과의 소통도 거부한 단절된 운동으로 학생들은 단체유급을 받기 직전까지 갔고, 결국 그들은 강의실로 돌아와야 했다.

박 학장은 "이번이 세번째 변화의 움직임이다. 사회적으로도 크게 이슈가 됐기 때문에 재단에서도 스스로 정상화를 위해 컨설팅을 맡기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마저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교수들이 직접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학장은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잘하는데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명예를 실추시켰다. 가슴이 아프다. 학사 운영에는 절대 간섭하지 않겠다고 재단의 약속도 받았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재정적인 면에서도 재단에 무조건 의지하지 않고, 발전기금을 모금하는 등 자신감도 있다.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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