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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표적항암제 '크리조티닙' 생존기간 2배 연장

발행날짜: 2013-06-03 11:33:38

김동완 교수, 3상 임상시험 결과 발표…"맞춤치료 기대"

폐암표적항암제 '크리조티닙(crizotinib)'이 기존 표준항암제에 비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완 교수
서울대병원 김동완 교수(종양내과)는 지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전 세계 21개국, 105개 센터, 34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크리조티닙 최초 3상 임상시험을 실시한 연구에서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이란, ALK과 EML4라는 두 가지 유전자의 융합에 의해 발생하는 폐암으로 두 유전자가 융합하면 평소 잠잠하던 ALK 유전자가 갑자기 세포의 성장속도를 급속히 높이는 신호를 보내게 되고, 신호를 받은 세포는 암세포로 변한다.

이 때 표적항암제 크리조티닙을 투여하며 ALK 유전자 신호를 차단시켜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식이다.

연구팀은 진행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47명을 크리조티닙 치료군(173명, 크리조티닙 250mg 1일 2회 매일복용)과 항암화학요법군(174명, 도세탁셀 or 페메트렉시드 매 3주마다 1회 주사)으로 무작위배정하고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연구의 일차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이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는 7.7개월, 항암화학요법군에서는 3개월로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 2배 이상 연장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크리조티닙 치료군에서는 종양반응율(ORR, objective response rate, 항암제치료로 종양이 현저히 줄어든 환자의 비율)이 65%였으나 항암화학요법군에서는 20%에 불과했다.

본 연구에 참여한 ALK 양성 폐암환자는 대부분 선암 조직형태를 가졌으며 46%가 아시아인이었다. 크리조티닙 치료 관련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가장 흔히 보고된 이상반응들은 시야이상, 설사, 오심, 구토, 부종 등이었다.

김동완 교수는 "전체 폐암환자의 5%를 차지하고 있는 ALK 양성 폐암환자에서 표적치료제 크리조티닙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에 비해 탁월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확증한 연구"라면서 "앞으로 진단한 진행성 폐암환자에게 ALK 유전자검사를 반드시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크리조티닙의 우수한 치료 효과에 힘입어 진행성 ALK 양성 폐암환자의 생존기간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면서 "환자 개인의 유전자적 특성에 기초해 환자에게 가정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교수가 대표저자로 나선 이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impact factor)=53.298) 최신호(2013년 6월 1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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