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을 팔고 월 평균 400만원을 심평원에 청구한 약사가 덜미를 잡혔다.

이 약사는 의사 처방전을 따르지 않고 임의 대체조제까지하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27일 약국에서 가짜약을 판매하는 등 약사법 위반 약사 12명과 약사 면허없이 약을 판 무자격자 7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특사경은 지난 4월부터 서울시내 일부 약국에서 약사들이 가짜 의약품 등을 판매한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주요 의심 업소를 중심으로 탐문 수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짜 발기부전치료제 판매(4곳) ▲약사 부인 등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7곳) ▲유통기한 경과한 의약품 조제 판매(3곳) ▲의사 처방전 없이 전문약 판매(3곳) 등을 적발했다.

특사경 조사에 밝혀진 동작구 신대방동 소재 A약국 약사(남 65)의 불법 행위는 혀를 내두르게했다.

지난 1997년, 2005년, 2007년 세 차례나 약사법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가짜 의약품,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상습적으로 판매했다.

단속은 교묘하게 피해왔다.

이 약사는 가짜 발기부전약을 자신의 옷(조끼, 자켓, 양복상의) 안주머니 속에 숨겼고 정상의약품으로 보이기 위해 압축포장기를 이용해 한 알씩 압축·포장하기도 했다.

또 의사가 처방한 고지혈증약을 비정상적으로 구매한 제조업소 등의 표시사항이 전혀 없는 유사 의약품으로 임의 대체 조제까지 했다.

A약국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한 금액은 월평균 약 400만원, 세무서 신고 연 매출액은 2억원에 달했다.

A약국 외에도 약국 3곳이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를 팔다 적발됐다.

이들은 보따리 행상으로부터 출처를 알 수 없는 가짜 시알리스 등을 1정당 3000원에 구입해 최고 2만원에 팔았다. 7배 가량 가격을 뻥튀기 한 것이다.

영등포구 양평동 소재 B약국 등 7곳은 약사 부인이나 의약품 전문지식이 전혀 없는 직원이 의약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최규해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과장은 "시민들이 믿고 찾는 약사가 가짜 의약품을 파는 행위는 시민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