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아모디핀을 버렸다. 그리고 아모잘탄을 택했다. 업계는 이들의 선택에 적잖이 놀랐다. 무리수라는 얘기도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모디핀은 당시 500억원이 넘는 한미약품의 리딩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아모디핀은 버리기에 '너무 아까운 것'임에 틀림 없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성공했다. 지난해 아모잘탄의 처방액은 무려 724억원(UBIST 기준)을 기록했다. 올해 역시 승승장구다.
한미의 성공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다.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버릴 것은 버렸다. 그리고 가능성에 투자했다.
낙소졸 마케팅팀. (왼쪽부터) 경대성 팀장, 조현준∙이승윤∙ 임태균 PM.
이번에는 소염진통제 낙소졸이다. 이 약에 한미 영업사원 700여 명이 무더기로 달려들었다. PM도 3명이다. 가능성을 본 낙소졸에 그야말로 전력투구다.
주외한 부사장(영업총괄본부장)은 말한다. 낙소졸은 NSAID계의 혁명이며 한미의 얼굴로 키우겠다고.
그의 바람처럼
낙소졸은 제2의 아모잘탄이 될 수 있을까. 이번에도 한미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성공할 것인가.
최근 한미약품 본사에서 낙소졸 경대선 마케팅 팀장 등을 만나봤다.
낙소졸은 어떤 약인가
NSAID 나프록센과 PPI 에소메졸(성분명 에소메프라졸)을 합친 약이다. 에소메졸(넥시움 개량신약)은 국내 개량 신약 최초로 미국 FDA 시판 승인을 획득했다.
낙소졸은 나프록센의 장점을 살리고 쎄레브렉스(쎄레콕시브)의 단점을 개선한 약이다.
나프록센 단점인 위장관 부작용(GI trouble)은 PPI 에소메졸로 잡았고, 소염진통제 1위 쎄레브렉스의 심혈관계 위험성(CV risk)은 나프록센으로 해결했다.
NSAIDs 약물 중 나프록센은 CV risk가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성분이다. 문헌 비교시다.
약값이 파격적이다. 주요 마케팅 전략으로 보인다.
그렇다. 낙소졸 하루 약값은 890원(1일 2정)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쎄레브렉스는 NSAID 중 위장관계 부작용이 적지만, 장기 복용시 고령환자에게 심혈관계 부작용 유발 가능성이 있다.
이를 겨냥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낙소졸과 같은 성분인 첫 NSAID+PPI 복합제 '비모보'를 내놓았다.
하지만 1일 약값이 1430원으로 비쌌다. 비모보가 좋은 약임에도 시장에서 크게 성공할 수 없었던 이유다. 참고로 쎄레브렉스는 973원이다.
낙소졸이 주목 받는 이유는 '비모보'와 같은 원리지만 하루 약값만 500원 가량 저렴하다는 것이다. 쎄레브렉스와 비교해도 100원 가까이 싸다.
제형이 특이하다
6중 코팅 처리가 됐다.
겉은 속방형 제제 에소메졸이 둘러싸고 속은 장용코팅된 나프록센이 들어있다. 복용시 에소메졸은 즉시, 나프록센은 장으로 옮겨진 뒤 방출된다. 이런 기전은 나프록센의 부작용을 개선시켰다.
비모보의 자랑거리 5중 코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낙소졸 제형 개발을 위해 고가의 장비도 구입했다.
아스피린과 병용이 가능한가
물론이다.
출시 한 달이 갓 넘었다. 현장 반응은
일단 비모보에 감사한다. 이 약이 먼저 출시된 이유로 나프록센과 PPI의 조합에 대해 의료진들의 인식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후 약값을 홍보하면 'PPI 한 알보다 싼 낙소졸, 어떻게 가능하지'라는 놀라움과 동시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초반 실적은 정확히 밝히기 어렵지만, 자신할 수 있는 것은 뚜껑을 열어보면 놀랄만한 결과를 자신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현장 반응이 뜨겁다.
회사에서도 '낙소졸송'이 등장할 정도로 의욕이 가득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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