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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달라는 정부 호소, 안먹힌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4-02-03 06:05:09
설득력.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깨우치는 힘'이라고 국어사전은 말하고 있다.

의료계가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원격진료와 투자활성화대책을 굳이 밀어붙이고 있는 정부에게 필요한 '힘'이다.

설득력 없이 무조건 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믿어달라고 호소하며 밀어붙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심평원이 마련한 '제1회 정책고객 세미나'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자로 나선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40여분 동안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원격진료 정책, 보건의료활성화투자 정책에 대한 설명을 나열했다.

세미나는 일방적이었다. '세미나'라는 단어의 뜻이 무색할 정도로 질의 응답 시간도 없었다. 산하 기관 직원들에게 "우리는 이대로 밀어붙일 테니까 잘~ 지원해 달라"는 분위기에서 그쳤다.

'원격으로 진료는 하는데, 약은 약국에 가서 타야한다.' 즉, 진료는 집에서, 약은 약국에서와 같은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나와도 '용기있는' 궁금증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도서 산간벽지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다는데,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정책이라는데 집에서 진료를 받고 약은 약국에서 타야 한다.

정부는 환자 보호자 등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가서 약을 직접 받으면 된다고 한다.

이처럼 정부는 이해하기 힘든 논리를 내세우며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것도 생명과 직결된 보건의료정책을 말이다.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최근 의료민영화 관련 한 토론회에서 의사-환자간 원격진료 정책과 보건의료투자대책은 구체성이 낮고 불확실성이 높다고 했다.

예측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도 구체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 근거에 기반한 정책설계, 소통과 타협에 기반한 이해당사자들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4일부터 의료발전협의회가 재개된다고 한다.

믿어달라고 호소하며 밀어붙이기만 했던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방안과 사업계획을 만들 수 있도록 의료계와 대화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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