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관리에 대한 질 관리가 일정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의원 사이의 질적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고혈압 관리를 잘한 의원 4951곳에 약 57억원의 인센티브가 돌아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3년 하반기 고혈압을 진료한 병의원 2만841곳에 대한 적정성 평가 및 가산지급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의원은 2만8328곳 중 1만7690곳이 적정성 평가 대상이다. 10곳 중 6곳이 고혈압 환자를 관리하고 있다는 것.
평가 대상 중 고혈압 관리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은 의원 수는 5086곳이다. 이들 의원은 심평원 홈페이지에 '양호'표시와 함께 명단이 공개된다.
6개월마다 진행되는 고혈압 적정성 평가 결과를 보면 전체 영역에서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평가지표는 처방일수율, 처방지속군 비율, 동일성분군 중복 처방률, 심뇌혈관 질환 등 동반상병이 없을 때 이뇨제 병용 투여율과 권장되지 않는 병용요법 처방률 등 5가지로 이뤄져 있다.
처방일수율은 혈압강하제를 처방받은 일수의 비율로, 전체 평균은 상반기보다 0.3% 줄어든 89.6%로 나왔고, 의원은 88.9% 였다.
동일성분군 중복 처방률은 혈압강하제 원외처방전 중 같은 성분군의 중복이 발생한 처방전 비율로 그 값이 낮을 수록 좋다.
지난해 하반기 값은 0.51%였으며 의원은 0.45%였다. 지난해 같은 기관보다 0.05%p 줄었다.
이뇨제 병용투여율은 88.53%, 그다치 추천하지 않는 병용요법 처방률은 1.72% 였다. 의원만 놓고 봤을 때 각각 89.46%, 1.41%를 기록했다.
의원은 모든 지표에서 기관 사이 편차가 다른 종별 보다 특히 컸다. 처방일수율은 최소 14.7%에서 최대 100%였다. 동일성분군 중복 처방률도 0.3%로 낮은 기관이 있는거 하면 21.82%에 이르는 기관도 있었다.
심평원은 이같은 내용을 종합해서 의원 4951곳에 56억8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방침이다. 기관당 평균 금액은 약 114만원으로,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230만원까지 받는다.
그러나 평가결과 수치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의료계에서도 진정한 '질' 관리를 위한 평가지표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공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약 처방 등에 대한 수치만으로 질을 이야기 할 단계는 이미 지났으며 혈압 조절이 잘 되는지 환자 생활습관이 바뀌는지 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원내과의사회의 주장에 심평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관별 편차를 줄이기 위해 현재 평가지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고혈압 환자 관리에 대한 질 향상을 이뤄서 모든 요양기관의 평균값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관별 편차가 너무 커서 그 변이를 줄여야 한다는 면에서 현재 평가지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계별 평가 기준 마련 및 보완
장기적으로 심평원은 현재 평가지표에 기본검사 실시비율, 혈압관리, 생활습관 관리 등을 단계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그는 "혈압관리는 혈압자료 확보 시 지표화 가능하다"며 "그러나 생활습관 관리 부분은 홍보 및 교육, 자료 확보체계 등 평가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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