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의 운명은 인사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경우는 특이한 상황에 속한다."
보건복지부 한 공무원은 주미대사관 파견 자리를 놓고 행시 동기인 박민수 국장과 박인석 국장의 우정 어린 뒷얘기를 이같이 표현했다.
박민수 국장(서울대 졸업)과 박인석 국장(성균관대 졸업)은 행시 36회 복지부 입사 동기로 2010년과 2011년 건강보험 및 보건의료 정책 주무 과장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박인석 국장이 MB 정부 시절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 후 국장(보건산업정책국장)직에 선착했으며, 박민수 과장도 현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파견 등 유사한 행보를 보이며 국장 승진을 예고했다.
일찌감치 박인석 국장은 올해 중 주미 대사관 파견이라는 말이 회자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주미 대사관 파견은 정치 역학 관계를 반영하듯 복지부 내부에서 해외 파견직 중 최고 노른 자위로 평가받은 자리이다.
실제로, 얼마 전 용퇴한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이 주미 대사관 파견 복귀 후 건강정책국장에 이어 저출산고령화실장에 이어 기조실장 등 고속 승진을 한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주미 대사관 파견 공무원이 바뀔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알고 보니, 박인석 국장이 동기인 박민수 국장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청와대 박민수 행정관은 박인석 국장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 내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본인에게 주미 대사관 파견이 필요한 이유를 개인적인 상황을 포함해 솔직하고, 진솔하게 A4지 3장 분량으로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인석 국장은 편지를 읽고 고심한 후 주미 대사관 파견 공무원으로 박민수 행정관을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박인석 국장은 국무조정정책실 고용식품의약정책관으로 파견 근무 중이며, 박민수 국장은 해외파견을 위해 복지부 본부 대기 발령 중이다.
지금도 박인석 국장은 주미대사관 파견직을 양보한 이유에 대해 '별거 아니다'라는 식으로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분명한 것은 박민수 국장이 박인석 국장에게 큰 빚을 하나 진 셈이다.
당분간 보건의료 분야에서 이들 두 국장의 이름이 거론되는 일은 드물 것이나 2~3년 뒤 복지부 복귀 후 보건의료 국장 또는 실장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경우 이들의 우정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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