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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병원도 영리 자법인 설립하면 적자 불가피"

발행날짜: 2014-09-16 11:56:56

김용익 의원, 부대사업 운영 시뮬레이션 결과 공개

의료법인이 영리 자법인을 통해 부대사업을 운영할 경우 적자를 면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16일 의료법인 병원의 2012년도 실제 회계자료를 적용한 '영리자법인의 부대사업 운영 시뮬레이션'결과를 공개했다.

시뮬레이션은 전국 100병상 이상 의료법인이 설립한 종합병원 96개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병원별로 재무현황을 분석해 기존 부대사업 수익과 비용에 대한 회계를 신설되는 영리자법인으로 이전한 후 주식배당에 따른 수익 흐름을 분석했다.

의료법인이 설립한 96개 종합병원의 재무구조를 분석한 결과, 영리자법인 설립으로 부대사업수익 유출이 가능한 병원은 70개 정도로 이 중 52개 병원은 경상수지가 흑자였고 18개 병원은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2012년도 결산 기준).

이에 따른 시뮬레이션 결과 52개 흑자 병원 중 25%인 13개 병원이 적자로 돌아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경상수지가 적자인 18개 병원의 경우 적자폭이 19.5%(416억→497억)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흑자였던 병원이 적자로 돌아서는 이유에 대해 부대사업 수익을 영리자법인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배당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병원이 부대사업을 운영하는 경우 그 수익이 전부 의료법인으로 귀속되지만, 영리자법인을 설립해 부대사업을 운영하면 이에 투자한 주주들에게 배당을 해야 하기 때문.

결국 병원의 부대사업 수익은 오히려 감소할 수 있어 흑자병원이 적자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A병원의 경우 2012년 결산 기준 3941만원의 흑자를 내고 있지만 영리 자법인에 부대사업을 맡길 경우 경상수지가 3억4749만원 적자로 돌아서게 되며 3.6년 이후에는 순 자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영리자법인이 의료법인의 청산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고 우려했다.

상법상 법인인 주식회사를 통해 외부로 수익유출이 가능해지면 애초부터 병원의 수익을 외부로 빼돌릴 계획으로 영리 자법인을 설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의료법인이 파산하는 경우에는 청산 후 남은 재산을 국고로 귀속시켜야 한다.

김 의원은 "재벌 총수들이 대기업 자회사를 통해 편법․위법적으로 수익을 유출하거나 자금을 조성하는 방식과 동일하다"며 "하지만 정부는 영리 자법인을 악용해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이 없다"고 비판햇다.

그는 "영리 자법인을 악용한 수익유출, 편법증여, 비자금조성 등은 결국 모 법인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며 "결국 모 법인인 의료법인은 그 부담을 환자에게 떠넘기는 방식을 취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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