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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사모님 주치의 "벌금 500만원", 징역은 면해

박양명
발행날짜: 2014-10-30 12:04:29

서울고법 "형집행정지 결정, 검사 직권…의사에게만 책임 물을 수 없다"

여대생 청부 살해 사건, 일명 사모님 사건에 연루된 세브란스병원 박 모 교수가 징역형을 면했다.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용빈)는 30일 '사모님 사건' 주치의 박 모 교수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 형을 내렸다.

1심에서 재판부는 박 교수에게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에 박 교수는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를 했고, 검찰은 형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김용빈 재판장은 "판결문이 100쪽에 달한다"며 요약문을 읽어 내려갔다. 판결 선고에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3번에 걸쳐 발급한 '허위진단서' 중 일부만 '허위'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허위진단서에 죄인의 수감생활 가능 여부에 대한 규범적 판단도 진단의 개념으로 봤다.

김 재판장은 "박 교수는 진단서에 수감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명시했다. 허위진단서 작성에서 진단의 의미는 일종의 감정서 성격이다. 상해 진단서는 활동여부를 기대하도록 돼 있다는 점을 봤을 때 추상적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그 부분이 진단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형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제도적 허점도 지적했다.

김 재판장은 "허위진단서가 형집행정지 결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다. 검사는 진단서에만 의존해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대상자의 진료기록 일체를 받아서 의료기관에 의뢰해 검토해야 한다. 특히 무기징역 수감자에게는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감자 건강상태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서 수치화 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경우에 수감생활이 불가능한지 정해진 게 없다. 의사 입장에서는 추상적 표현을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의사 개인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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