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을미년(乙未年) 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올해를 '파란 양(靑羊)의 해'라고 합니다. 하늘의 기운을 뜻하는 10천간(天干)에서 갑(甲)과 을(乙)은 푸르름(靑)을 의미하는데, 푸른색이 주는 그 느낌처럼 임직원 여러분께 올 한 해가 진취적이고, 밝고, 긍정적인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 우리 심사평가원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오랫동안 우리원을 위해 일해주신 전임 임원진을 아쉬움과 함께 떠나 보내드리고, 원장인 저를 비롯해 새로운 상임이사진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또 얼마 뒤면 새로운 심사평가위원장님과 상임감사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업무적으로는 ICT와 전문성이 결합된 '가치기반심사시스템'이 싹을 틔웠습니다. 심사직원들의 노하우와 각종 사례가 자동 집적되고, 이것이 기준화되는 '집단지성시스템'이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시스템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적정성 평가에서도 'EMR 기반의 평가자료 자동수집시스템'이 구축되어 10개 병원들과 함께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병원들의 행정적 부담을 덜고,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자료축적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해 봅니다.
또한, 의료보장성 확대와 충실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4대 중증질환, 2대 비급여에 대한 급여화 실무작업을 추진했습니다. 이를 통해 4대 중증질환 급여화에 따른 국민의료비 5360억원 절감, 2대 비급여 급여화에 따른 6550억원 절감, 전체 약 1조 2000억원에 해당하는 보험혜택을 국민들에게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우리 직원들이 흘린 땀에 상응하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이 비근한 예입니다.
국민권익위 청렴도 평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렴도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가 결과는 우리에게 더 많은 반성과 자기쇄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보람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로운 달음질을 위한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올해 우리는 해현갱장(解弦更長)의 자세로 핵심역량을 충실히 다져가면서, 동시에 미래성장동력을 함께 개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과 협력해가며, 건강한 의료환경을 조성해 나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심사체계를 더욱 고도화해 가야 할 것입니다.
우선, 심사·평가 업무에 관한 최고의 의사결정기구인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투명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겠습니다.
또한, 우리원이 운영하고 있는 각종 위원회의 인적구성, 운영기조와 방식의 변화가 동시에 수반되어야 합니다.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의료지식의 대통합이 이루어지는 '통섭의 용광로'를 만들려면, 인재 Pool 다양화, 상시적 인재 수급이 가능한 개방형 채용시스템, 위원의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묶음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사후정산 보다는 사전예방적 심사를, 획일적 처리보다는 탄력적 심사를 통해 기존의 틀과 업무한계를 넘어 더욱 능동적인 자세로 현실의 의료환경을 심사에 반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앞서 말씀드린 '가치기반심사시스템'을 본격 가동해 심사업무의 품질을 향상시켜야겠습니다.
둘째, 국민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우리 심평원의 설립과 함께 시작된 적정성 평가제도는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필수적 제도입니다. 그간 제도개발 과정에서 양적 확대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질적 고도화와 의약계와의 상생·협력이 병렬적으로 고려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과 가치를 한 번 더 인식하고, 의약계 및 관련 학회와 함께 적정성 평가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한층 더 높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평가 거버넌스를 '참여형 新거버넌스'로 개편해야 하며, 더불어 의료기관의 질 향상 노력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필요합니다. 환자안전, 의료의 질, 공공성, 의료전달체계 등을 꼼꼼히 체크해 합리적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동시에, 의료평가 과정 전반에 국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평가 결과를 폭 넓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공개해야겠습니다. 이로써 국민의 알권리와 실질적인 의료선택권 보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국민에 대한 의료보장성 강화 및 정부3.0 등 정부정책을 지난해에 이어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수가개발-급여기준-모니터링에 이르는 업무체계 전반을 1월 1일자로 정비하였습니다.
세부적으로는 2대 비급여 등 의료수가 개발을 위해 '의료수가실'을, 각종 급여기준의 총괄·재평가와 요양병원·완화의료·회복병원 수가개발을 위해 '급여기준실'을 신설했습니다. 아울러, 의료비의 체계적 모니터링 및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심사관리실'을 신설했고, 기존의 '진료정보분석실'을 '의료정보분석실'로 개편해 의료정보 개방 및 빅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정보가치 창조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했습니다.
넷째, 의료심사평가 전문공공기관으로서 맡은 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겠습니다.
이를 위해, 투명한 조직, 소통·협력 잘하는 조직, 창의적(Creative)으로 일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안에 '밝게 열린 의사결정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내부 직원은 물론 외부 이해관계자들이 먼저 수긍하고, 지지를 보낼 수 있는 투명한 조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상·하·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그들의 가치와 생각을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한편, 사회공헌에 있어서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된 활동이 전개 되어야 하겠습니다. 소외된 계층, 특히 건강에서 멀어진 계층에 대해 정서적·감성적으로 치유하고 어루만져 줄 수 있는 발전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약자, 환자, 의약계, 학계, 우리 심평원이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예컨대 '사랑나눔 콘서트'를 준비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HIRA-UPward 마스터플랜을 적극 실행하여 우리 심사평가원의 힘찬 도약과 새로운 미래를 위한 더 큰 청사진을 마련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상반기 중 우리원의 미션·비전·핵심가치를 전면 개편하고, '10년 후의 HIRA'를 그려보는 '2016~2025 New 비전' 설정작업을 추진하겠습니다.
또, 연간 약62조원에 달하는 보건의료 구매관리자로서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안전하고 건강한 삶'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우리 국민이 보험 종류에 상관없이, 의료비 부담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편히 병원에 갈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합니다. 그 전제로서 급여와 비급여를 아우른 의료정보와 의료자원정보 등이 '하나의 틀에서 관리'되는 보건의료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세계적으로는 '보편적 의료보장(Universal Healthcare Coverage)'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과, INHPO / ICN총회 등의 준비를 위한 국제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세계 43개국 286명에 달하는 고위관료와 전문가들이 우리 심사평가원을 배우러 왔고, 지금도 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진 역량과 경험을 토대로, 국민과 글로벌 사회를 위해 어떻게 '참여하고, 책임지며, 올바르고 건강하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인지 좀 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이 사회는 'ICT와 전문성의 통합'이라는 큰 물길이 흐르고 있습니다.
여러분! 그 흐름이 느껴지십니까?
우리 심평원은 ICT의 흐름을 선도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이제는 여기에 우리의 전문성을 더해 새로운 업무가치, 새로운 국민건강가치를 창출해야 할 때입니다. 사물인터넷과 심사·평가·의료자원의 결합, 전자의무기록과의 결합, 빅데이터와의 결합 등 무궁무진한 창조경제의 흐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그 물길을 항해할 새롭고 창의적인 '배'가 필요합니다. 이 '배'를 만들려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할까요?
그것은 바로, '집단지성'과 '밝게 열린 소통'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삼국시대 촉(蜀)나라의 제갈량이 쓴 글에서 유래된 집사광익(集思廣益)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의 글을 잠시 인용하면, "무릇 관직에 참여한 사람은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아 나라의 이익을 넓히도록 힘써야 할 것" 이라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우리 심평원 임직원들이 마음속에 담아야 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올 해는 본원이 원주로 이전을 합니다. 조직, 구성원, 근무여건 등 변화와 도전이 예상됩니다. 또한 올해 초 250여명의 직원이 새로 입사하면, 입사 5년 이내의 젊은 직원이 1000명에 육박하게 됩니다.
이들이 우리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돕는 것은 선배들, 바로 여러분의 역할이자 책임입니다.
남극의 황제펭귄 가족이 영하 50도의 극한 추위를 이기기 위해 집단 껴안기(Huddling)를 하는 모습을 보신적 있으십니까?
올 2015년에는 서로가 서로를 껴안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갑시다. 올 한 해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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