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하기 쉽다. 약 처방시 고려해야할 효능과 안전성은 물론 복용편의성, 복용중단율, 복용유지율, 약물상호작용 등에서 비교 약제보다 자유로움을 뜻한다.
오래 처방할 수 있다. 장기 안전성을 가르킨다. 약을 평생 먹어야하는 만성질환자에게는 필수 조건이다.
쉽게 오래 처방 가능한 TNF-α억제제. 의료진이 바라본 '엔브렐(에타너셉트)'의 한 줄 요약이다. 고위험군 환자에게도 손쉽게 권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핵 발병률이 TNF-α억제제 중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엔브렐의 강점 중 하나. TNF-α억제제별 결핵 발병률 연구를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를 만나봤다.
3월 발표된 TNF 알파 관련 결핵 발병 위험을 살펴본 논문(Risk of tuberculosis in patients treated with anti-tumor necrosis factor therapy) 디자인을 간략하게 설명해달라.
류마티스 환자들에게 생물학적 제제 투여시 고려할 부작용 중 하나가 감염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결핵과 B형 간염이 문제다.
연구는 류마티스 질환 환자에게 생물학적 제제 투여시 결핵 발병률 차이가 있는지, 있다면 약물마다 차이가 있는지를 조사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심사평가원에 TNF 억제제를 6개월 이상 처방했던 8421명 환자 대상 결핵 발병 여부를 살펴봤다.
이 데이터를 갖고 2012년 생물학적 제제 투여 환자에서의 잠복 결핵 진단과 치료 방법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들었다. 올해 업데이트해 발표할 계획이다.
TNF 억제제별 결핵 발병률에 차이가 있었는가.
그렇다. 국내에서 TNF 억제제를 쓴 모든 환자, 즉 류마티스관절염은 물론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이나 염증성 질환 같은 모든 환자 대상에서 결핵 발병률 차이가 있었다. 엔브렐이 낮았고 인플릭시맙, 아달리무맙은 높았다.
엔브렐을 1이라고 하면, 인플릭시맙 6.8, 아달리무맙 3.4 정도였다. 이 외에 다른 감염인 폐렴, 중증 폐렴, 대상포진 등의 발병률은 비슷했다.
대상 질환별로도 차이가 있었는가.
처음에는 고령인데다 면역 억제제를 더 많이 쓰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서 결핵 발병률이 더 높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 척추염은 큰 차이가 없었고, 염증성 장염인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에서 더 결핵 발병률이 높았다.
정확한 이유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추측해본다면 생물학적 제제 투여 전 잠복결핵 검사 및 예방 치료를 먼저 진행했는지, 염증성 장염 환자라면 생물학적 제제 사용 전 사용 약물 종류나 기간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치료제별 결핵 발병률 차이가 있다. 어떤 의미를 갖는가.
약제별로 결핵 위험도가 다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약물 작용기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에타너셉트는 수용성 수용체 제제고 인플릭시맙과 아달리무맙은 단일 항체다. 항체 제제 사용시 결핵 발병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알려져 있다.
다만 그것이 우리나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재확인됐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국내도 각 병원들에서 조사한 발병 위험도는 조금씩 보고했는데 국가 단위에서 대규모 연구를 한 것은 처음이다.
수용성 수용체가 단일 항체보다 결핵 발병률이 낮은 이유가 뭔가.
TNF(종양괴사인자)가 원래 하는 일은 결핵균 같은 것이 들어오면 없애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억제하기 때문에 결핵 위험이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TNF 억제제를 쓰면 감염 위험도가 높아지는데 문제는 결핵과 대상포진 감염이다.
약물 기전을 보면 수용체 억제제는 면역 세포를 직접 없애지는 않는데, 항체 억제제는 실제로 TNF를 분배하는 면역 세포도 직접 공격한다. 면역 억제를 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결핵 발병률이 다른 이유다.
결핵 치료 후 다시 TNF를 썼을 때를 본 연구(Safe Re-administration of TNFα Inhibitors in Patients with Rheumatoid Arthritis or Ankylosing Spondylitis Who Developed Active Tuberculosis on Previous Anti-TNFα Therapy)도 진행하셨다. 약제별 결핵 재발률 차이는 있었나.
크게 없었다. 다만 TNF 억제제를 사용하다가 결핵이 발병했다고 TNF 억제제를 영원히 못 쓰는 것은 아니다. 결핵 약제 활성기가 지나면 환자 질병 활성도를 고려해 다시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고 이후 모니터링을 잘 하면 문제가 없다.
사실 연구에는 한계점이 있다. 환자가 결핵 치료 후 TNF 억제제 재투여시 처방 약제가 컨트롤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의료진에 따라 결핵 치료 후 약제에 따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효과가 충분했다면 기존에 쓰던 약제를 계속 쓰는 경우도 있었다. 또 결핵 발병 전엔 다른 약을 썼지만 환자가 결핵이 발병돼 치료된 후에는 결핵 발병률이 좀더 낮은 TNF 억제제를 처방하기도 했다.
실제로도 상당수 엔브렐을 처방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가 어떤 약이 결핵 발병률을 더욱 높이고 낮춘다기 보다는 치료를 통해 결핵 활성기가 지나고 나면 TNF 억제제를 재투여할 수 있다는 정도로 의의를 둘 수 있을 것 같다.
수용성 수용체 제제가 효능 면에서는 어떠한가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을 봤을 때 약효는 큰 차이가 없다.
대신 약제 투여 간격과 편의성에 차이가 있다. 엔브렐은 처음에는 1주 2회 맞다가 새로 개선된 것이 1주 1회다. 휴미라는 2주 1회 맞고, 레미케이드는 2달에 1번 맞는다.
투여 방법 차이도 있다. 레미케이드는 혈관주사, 엔브렐이나 휴미라는 피하주사로 본인이 집에서 직접 맞을 수 있다. 약물은 약제 효과는 거의 비슷하더라도 안전성이나 투여 편의성에서 차이가 있어 환자 선호도 차이가 생긴다. .
복용 편의성이나 투약 편의성이 약물 중단 비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나.
어떤 약물에 대한 처방 준수(adherence), 약제 유지율, 생존율(survival rate)를 확인하면 환자는 투여하고 난 뒤에 약제 부작용, 약물 주입 부작용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주사 맞는 자리에 생긴 과민반응 등으로 약제를 중단할 수 있다. 물론 효과가 없어서도 이유가 된다.
TNF 억제제별 약물 중단 비율을 본 데이터도 있나.
대표 연구가 몇 가지 있다. 대부분 외국 자료다. 논문마다 차이가 있다. 미국은 레미케이드가 survival rate가 더 좋은 것으로 나오지만, 유럽이나 다른 곳은 엔브렐이 가장 좋다. 약물 내성이 적기 때문이다.
TNF 억제제는 재조합 단백질로 만든 약물이라 투여를 하다 보면 약물 항체가 생긴다. 항체가 생겨서 약을 끊는 비중은 단일 클론 항체로 만든 약물들이 수용체 억제제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약제 내성이 생기거나 약제 효과가 없어 약을 중단하는 비중은 엔브렐이 조금 더 낮은 것으로 돼 있다.
부작용으로 약을 중단하는 비율은 비슷하다.
엔브렐은 MTX 등과 상호 작용이 없고 심·간 기능에도 상관없이 투여 가능하다. 다른 약제는 어떤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엔브렐은 반감기가 짧아 몸에서 약물이 빨리 씻겨나간다. 때문에 엔브렐은 콩팥 기능이 나쁘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 즉 감염 위험도가 높은 그룹에게 좋을 수 있다.
레미케이드는 한 번 맞고 나면 약효가 오래 가서 2달에 한 번만 맞으면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바꿔말하면 내 몸에서 약물이 씻겨 나가려면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소리다.
환자는 투약 편의성을 생각하지만 의사는 약효가 같다면 안전성을 더 고려한다.
따라서 고령, 동반질환 유무, 신장이나 간 기능이 나쁜 사람, 류마티스 합병증으로 폐 질환이 오는 경우, 폐섬유화로 폐렴 발생 위험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당연히 TNF 억제제를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
이런 사람들이 질병 활성도가 높아 TNF 억제제를 꼭 써야 한다면 조심스럽게 쓸 수 있는 것이 엔브렐이다. 그러지 않으면 TNF 억제제 외에 다른 생물학적 제제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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