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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보다 무서운 SNS바이러스…중소병원 초토화

발행날짜: 2015-06-05 10:49:31

공포심 확산에 외래환자 30% 감소…"차라리 병원명 공개하자"

일선 중소병원이 메르스 바이러스보다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바이러스에 대처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다.

5일 대한중소병원협회는 메르스 대응 긴급 회장단 조찬회의를 갖고 병원계 현황을 짚어보고 대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SNS를 통해 무분별한 정보가 떠돌면서 병원 경영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병협은 5일 긴급조찬회의를 갖고 메르스 대책을 논의했다.
SNS 게시물 하나 올라갔을 뿐인데 환자 발길 '뚝'

중소병원협회 정영호 부회장이 운영하는 IS한림병원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림병원은 메르스 의심환자가 내원,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후 출입구 직원들에게 방역복과 고글을 착용하도록하고 입구에 들어오는 모든 환자의 체온을 확인하도록 했다.

메르스 사태에 철저히 대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예상밖에 SNS를 통해 확진환자가 나왔다는 뜬 소문이 돌았고 현재 외래환자가 30%이상 줄었다.

정 부회장은 "방역을 강화하고자 출입구에서부터 방역복을 입고 모든 환자에게 마스크를 제공했는데 오히려 독이 됐다"며 "이후 모든 것을 중단하고 출입구 관리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병협 송중호 부회장(광명 인병원)이 운영 중인 광명인병원도 마찬가지다.

모 온라인 카페에서 인병원에 확인환자가 나왔다는 허위정보가 떠돌면서 환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즉각 해당 게시물 삭제조치했지만 이미 감소한 환자 수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SNS 등 유언비어 확산에 법적대응도 불사

이밖에도 강원대병원은 SNS괴담 및 포털사이트 내 허위글로 병원의 피해가 커지자 급기야 법적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메르스 음성 환자 사망설부터 병원운영 폐쇄설 등 각종 유언비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

강원대병원은 지난달 31일 메르스 의심환자가 내원, 검사기간 동안 환자 및 보호자 뿐만 아니라 응급실을 폐쇄하고 해당 의료진을 격리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또한 해당 환자는 음성으로 확인됐음에도 허위글이 떠돌면서 병원 문의 전화 폭주로 업무가 마비되고 외래환자가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법적 대응에 나선 부천성모병원과 분당제생병원 또한 SNS 등을 통해 사실과 다른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상당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일선 병원들 "혼란 야기하느니 차라리 공개하자"

이쯤되니 차라리 병원명을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송중호 부회장은 "보건당국은 정보를 덮기에만 급급하다. 차라리 공개할 부분은 투명하게 알리고 해당 병원에 대해선 그에 합당한 보상을 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병원들은 혹시라도 확진환자가 나올까 싶어 벌벌 떨고 있다"며 "그 이유는 치료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SNS 등을 통해 소문이 나서 다른 환자까지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이날 회의에서는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확산 사태가 발생했을 때 보건소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중병협 김상일 총무위원장(양지병원)은 "보건소는 지역 내에서 감염병을 통제,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가 돼야하는데 물리치료 등 일반환자 진료에 매진하느라 이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메르스와 같이 감염병이 확산된 경우에는 1, 2차병원에서 지정해준 병원으로 환자가 가도록 해서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령, 메르스 의심환자는 O월 O일 OO시까지 OO병원 OOO의료진에게 갈 것을 지시하고 해당 환자가 이를 따르도록 하는 등 감염병 사태가 발생했을 때 명확한 의료전달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중병협 이송 부회장은 지금과 같은 사태를 대비해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병원이 음압시설을 갖춘 격리병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임원들은 벌써부터 메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마녀사냥식 중소병원 감염관리 강화 정책을 염려하고 있다.

공공의료의 감염관리 체계 강화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중소병원 감염관리를 강화는 피상적인 대책만 쏟아내면서 병원들만 힘들게 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송 부회장은 "이를 계기로 각 병원에 음압시설을 갖춘 격리병동을 만드는 등 발전적인 재정비가 아닌 병원 내 감염 관리강화로 병원 직원들만 피곤해질 수 있다"며 "엉뚱한 대책이 나올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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