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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가 먹고 살만하다고? 모두 옛말, 원가 조사하겠다"

박양명
발행날짜: 2015-09-23 05:24:58

안과의사회 "전공의 중도 포기 속출…현실과 외부 시선 괴리 크다"

"연휴 특수도 옛말이다. 올해 추석 연휴 시력교정 수술 예약 환자는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경기도 Y안과 원장)

"강남에서 개원한지 수년째지만 올해처럼 힘든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서울 B안과 원장)

소위 잘 나간다고 하는 안과 의원 원장들의 하소연이다. 전체 진료과목 중 요양급여비 매출 상위권에 항상 위치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다.

"어렵다"는 소리가 하소연에서 그치지 않도록 안과의사회가 직접 나서 원가 조사를 해보기로 했다.

대한안과의사회 이재범 회장은 22일 "심리적으로는 분명 어려운데다 강남 지역 안과는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늘 진료 수입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현실을 확인하기 위해 원가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과 의사들의 체감 현실과 외부 시선 사이의 괴리를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 자료 중 표시과목별 의원 월 매출 변화를 보면 올해 상반기 안과의 급여 매출은 6219만원을 기록하며 전체 진료과목 중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비급여 수입까지 더하면 그 액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외부의 시각.

이재범 회장은 현실은 통계와 다르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안과는 수술이 많기 때문에 환자 흐름을 끊이지 않게 하기 위해 동업이 특히 많다"며 "기관 단위의 단순 매출 비교는 허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안과는 수술 공간이 따로 있어야 하는데다 의료기기 비용, 임대료, 인건비까지 더하면 지출이 상당하다. 이익은 적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급여 진료과보다 광고비도 많이 나간다"고 털어놨다.

사실 안과의사회 차원에서 개원가의 팍팍한 현실을 알리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1년 포괄수가제 적용으로 백내장 수가가 인하되면서 안과가 직격타를 입었을 때 안과의사회는 개원의 3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실을 전했다.

결과를 보면 백내장 수술 건수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났고 4명 중 1명 꼴로 수술실 축소나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범 회장은 이때와 마찬가지로 안과 개원가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물증을 만들기 위해 구체적인 수익 현황을 조사해보겠다는 복안을 갖고 다양한 조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 회장은 안과의 열악한 현실은 전공의 중도 포기율에서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만 안과 레지던트 17명이 그만뒀다고 한다"며 "현실에 대한 인식은 학생, 인턴 등이 제일 빠르다. 레지던트가 그만둔다는 것은 그만큼 (안과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대한병원협회가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에게 제출한 진료과목별 전공의 지원 확보 현황을 보면 올해 7월 현재 안과 전공의 중도 포기율은 12.9%로 타과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2012년 1.5%, 2013년 5.4%, 2014년 8.9%로 해마다 중도 포기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전공의 확보율도 4년 연속 100%를 기록하다 올해 한 명이 미달됐다.

이재범 회장은 "이대로 간다면 안과는 붕괴될 것"이라며 "원가 조사를 통해 안과의 현실을 물증으로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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