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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제 처방률 공개...개원가, 이상~무!

발행날짜: 2006-02-12 17:40:01

개원가 "환자와의 신뢰 쉽게 안 깨진다" 후폭풍 '우려' 여전

항생제 처방률 발표 이후 실제 상위 25% 의료기관의 환자 수에는 변동이 생겼을까.

항생제 처방률이 높게 나타난 의료기관들은 11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환자 수에 별 다른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항생제 처방률 의료기관이 공개됨에 따라 대부분의 국민들은 “항생제 처방률이 99%인 곳에 어느 환자가 가겠느냐”며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이번 발표에 따라 항생제 처방률이 높게 나타난 의료기관은 한동안 환자들의 입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부가 이번 항생제 처방률 공개는 지속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그 파장은 향후 의료기관에 후폭풍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항생제 처방률 높은 의료기관, 환자 수 아직은 별 차이 없다"

부산 금정구 이만희 이비인후과 측은 항생제 처방률 98.93%로 발표됐지만 아직 까지 환자 수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고 전했다.

처방률 99.25%로 집계된 김동원 이비인후과 또한 마찬가지다.

김동원 원장은 "이비인후과에서 항생제 처방을 하지 말라는 건 감기 환자를 받지 말라는 얘기"라며 "상당히 기분 나쁜 발표이지만 아직 환자 수에는 영향이 없어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악구 봉천동의 정택환 소아과 또한 환자수에는 변화가 없다.

정택환 원장은 "세계적으로 의사의 처방권을 가지고 이런 장난을 하는 곳은 우리나라 뿐"이라며 "34년 개원해 있으면서 주민들과 쌓아온 신뢰가 있는데 그런 조사 하나로 환자가 줄지는 않는다"고 확신했다.

정 원장은 "이번 발표는 항생제 처방에 따른 재정 소요를 막기위한 것 아니냐"며 "아무래도 정부가 보험재정 보호를 위한 기초작업이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

그는 "앞으로 정부가 항생제 처방을 20%선까지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이런 방법으로 병원을 계속해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 생각보다 항생제 처방률 높아 '충격' '불신'

일곱 살난 아들을 둔 경기도 파주시의 계영주(38ㆍ여)씨는 항생제 처방률 공개에 대해 “이렇게까지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고 있는 줄 몰랐다”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계씨는 “평소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려 그때마다 병원에 가서 약먹고 주사도 맞았는데 항생제 처방률 발표를 보고 아이의 항생제 복용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며 “요즘 항생제 내성에 대해 문제시되고 있는 시점에서 항생제 처방률 99%에 달하는 병원에 누가 가겠느냐”며 다시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노원구 상계동 이경은(27)씨는 항생제 처방률 상위 개원가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 병원에만 환자들이 몰린 것은 아니었을텐데 왜 유독 90%이상되는 병원이 나온거냐. 그동안 병원에서 처방하는데로 약을 받아 먹었는데 항생제 내성으로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약의 효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또한 상계동의 이씨는 “처방률을 공개한다길래 심평원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홈페이지가 다운되서 저녁 쯤에야 명단을 확인했다”며 “심평원 측에서도 폭주할 것을 예상해 사전에 준비를 했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은 무관심, 그러나 지속적으로 발표되면 파장클 것"

동작구 사당동 정외택(41·남)씨는 “국민들의 건강권 차원에서 이번 공개는 당연한 것”이라며 알권리를 충족시켜준다는 점에 대해 적극 찬성입장을 밝혔다.

정씨는 "뉴스에서 봤지만 아직 크게 관심 없다"며 “이번 한번의 발표만으로는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걸로 생각되지만 지속적으로 공개될 경우 국민들도 이를 인지해 의료기관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개결과 하나만으로 의료기관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항생제 처방률이 공개됐을 시에는 결국 단골 병원이라해도 결국에는 의료기관 선택에 영향을 주게될 거라는 얘기다.

양천구 신정동 정윤의(55ㆍ여)씨는 “TV를 통해 봤는데 0%인 의료기관도 문제지만 99%인 곳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항생제가 필요한 질병에는 써야겠지만 90%이상 처방하는 곳은 이해가 안된다”며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정씨는 "지금 단골 피부과가 항생제 처방률 몇 %인지 찾아보지 않았고 높다 해도 당장 옮길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만약 계속해서 항생제를 많이 쓴다는 소문이 난다면 그때는 자연스럽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 "국민의 알 권리 위해...상위 의료기관 조치, 논의된 바 없다"

심사평가원 측은 "이번 조사는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해주기 위해 실태만 파악하기 위한 조사였다"며 "의료기관에 대해 강압적인 조치나 심사에 자료로 쓰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평원 관계자는 이어 "이를 통해 해당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제조사를 실시한다던지 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며 "그러나 이번 결과를 통해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항생제 처방률을 줄여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항생제 처방률 공개 당일 심평원 홈페이지는 갑작스러운 폭주로 한동안 접속이 원활하지 못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발표 당일 전화 문의도 끊이질 않아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며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동안 의료서비스의 알 권리에 대해 목말라하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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