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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의사 전문직업성, 비상구를 찾아라

안창욱
발행날짜: 2007-11-17 07:50:02

의학계, 해법모색 자리 마련···"미래 위해 교육·실천 시급"

의학계가 의사 프로페셔널리즘(전문직업성)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회장 왕규창)와 한국의학교육학회(회장 정명현), 대한의학회(회장 김건상)는 16, 17일 양일간 ‘의사 사회의 프로페셔널리즘 교육과 실천’을 주제로 제22차 의학교육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한국의대·의전원협회 왕규창(서울의대 학장)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의사 사회에 대한 도전이 적지 않지만 우리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라면서 “사회와 국가를 위한 최우선 가치를 생각하고 있는지, 자정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짚어봐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의사들은 과업수행(치료, 연구 등)에 대한 정당한 지불보상이 없고, 과업수행 자체를 왜곡시킨다는 불만을 제기하는 반면 일반인들은 높은 소득을 올리는 의사들이 그에 걸맞는 직업윤리적 행태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것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의학 자체의 가치실현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는 보상을 위해 일하기보다 의학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한다는 것이 인정되고 동의될 때 지불보상에 쏠린 과도한 관심이 희석될 수 있고, medical power의 안정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가톨릭의대 박정한 교수는 의대에서부터 전문직업성 교육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대학병원 임상교수들은 진료에, 기초교수들은 연구와 강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자기가 전공하고 있는 과목 이외 프로페셔널리즘 관련 과목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면서 “교수와 선배 전공의들이 올바른 역할 모델을 보여주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의학교육 환경이 열악하다고 해서 프로페셔널리즘 교육을 포기할 수 없다”면서 통합형 인성교육과정 개발, 다양한 교육방법 및 학생평가방법 적용, 인성교육 전담기구 설립 등을 제안했다.

인성교육은 모든 교수가 콩나물 시루에 물주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가톨릭의대 김성훈 교수는 프로페셔널리즘 확립을 위해서는 수련환경 역시 개선이 시급하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온전한 전문의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이나 술기는 물론 윤리, 인성교육과 자율적 행동규범 등을 교육하는 균형 잡힌 교육과정과 내용이 준비되고 실천돼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련, 교육체계가 새롭게 정비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특히 김 교수는 “이 일은 전공의 교육에 직, 간접으로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관심과 노력이 없으면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서울의대 신좌섭 교수는 “의사사회의 미래를 위한 프로페셔널리즘의 교육과 실천은 의대생-수련의-봉직의-개원의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조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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