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이 운영하고 있는 119구급차의 오염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 이애주 의원이 구급차의 병원균 오염실태 및 감염관리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대학병원 연구팀에 분석조사를 의뢰한 결과다.
이 의원실은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함께 서울시내 10개 소방센터에서 13개 구급차에서 각 33곳씩 총 429개의 검체를 채취하여 배양·분석한 결과, 이중 병원성균은 4곳, 환경오염균은 210곳에서 검출돼 전체검체의 50%가 세균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환자의 점막에 직접 닿아 감염위험도가 가장 높은 구급장비인 기도유지장치와 호흡유지장치에서도 병원성균인 Klebsiella pneumoniae가 검출돼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폐렴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장비 중 완전멸균이 이뤄져야 하는 기도유지장비의 위험물품 15.4%와 준위험물품 28.8%(15/52개)에서 환경오염균이 검출되었으며, 호흡유지장치의 준위험물품 45.2%(47/104개)도 환경오염균이 검출돼 구급차 내 주요 장비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항생제내성바이러스인 MRSA와 MRCoNS도 운전석 손잡이와 카트슬라이드 바에서 검출되었는데, 이는 구급차를 매개로 환자와 보호자, 구급대원이 해당질환에 감염돼 또 다른 이에게 전파시킬 우려가 있음을 뜻한다고 이 의원실은 밝혔다.
책임연구자인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신상도 교수는 "이들 균은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침습적인 감염을 일으킬 소지가 있어 환경오염균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구급차 내에서 토양이나 물에서 자라는 Acinetibacter나 Pseudomonas가 검출된 것은 가장 기본적인 세척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연구조사에서는 서울대병원 응급실 이용환자 중 직접내원자와 119구급차 이송환자, 사설 구급차 이용환자를 구분하여 결핵균 및 항생제 내성바이러스인 MRSA와 VRE 보균 현황 역시 비교 분석한 결과 직접 내원한 환자에 비해 119구급차와 사설구급차를 이용하여 내원한 환자에서 보균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사설구급차는 119 구급차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위험도를 보여 이송수단과 감염율 간에 일정정도 상관관계가 있음을 암시했다.
직접 내원환자를 1로 보았을 때 ▶결핵균은 119 구급차 이용자 1.23배, 사설구급차 이용자 2.58배, ▶MRSA는 119구급차 이용자가 2.41배, 사설구급차 이용자가 6.50배, ▶VRE는 각각 2.74배와 10.29배 이상의 높은 보균율을 나타냈다.
이애주 의원은 지난 2007년도 영국에서 위생상태가 불량한 엠블란스를 통해 MRSA가 무차별적으로 전파된 사례를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 역시 대규모 감염사고에서 예외지역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구급차를 통한 감염사고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구급차 내 감염관리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복지부와 소방방재청 등 관련기관의 공동조사 및 관리감독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필요한 예산지원을 통해 소독·관리에 필요한 설비와 인력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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