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를 하더라도 시설과 장비에 투자를 하지 않으면 환자가 오지 않은 해답없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 관악구의 대모로 통하는 박산부인과 박광선 원장(사진, 고려의대 72년졸)은 28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남에서 힘겨워하는 산부인과 후배들의 모습에 안타까운 심정을 이같이 피력했다.
난곡사거리 현 위치에서 개원 30년째를 맞은 박광선 원장은 지금도 인근 초등학교 한 반 학생 중 절반 정도가 박산부인과 출신이라는 우스개소리가 나올정도로 지역사회의 산파역할을 담당했다.
박광선 원장은 “72년 개원 이후 90년대까지 많을때는 하루 150~200건 분만으로 눈코 뜰새 없이 정신없었다”면서 “당시에는 간호사 10명에 조산사 2명 등 10개 입원실이 부족해 환자를 돌려보낸 경우가 있을 정도”라며 과거 화려했던 산부인과의 전성기를 회상했다.
박산부인과도 2000년을 전후해 산부인과 내부에서 새로운 흐름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평범한 동네의원으로 이동했다.
박 원장은 “당시의 진료보다 아닌 경영자로 나서야 했는데 두렵고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못 쫒아갔다”고 전하고 “인권분만이니 한정식 식사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산부인과의 양극화로 이어졌지 모두가 잘 된 건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개원 30년동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소송으로 물어준 것이 300만원 한 건 밖에 없다는 것”이라면서 “의료사고나 환자들과 적대감정이 없도록 하늘이 도와준 것에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낀디”며 정직한 진료가 환자와의 두터운 신뢰로 이어졌음을 시사했다.
박산부인과의 명성을 듣고 개원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해마다 적잖은 수가 찾아오고 있다.
박 원장은 “학교에 상관없이 찾아오면 많은 얘기를 해주고 싶은데 산부인과가 추락한 현실에서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고 “과잉투자를 하다보니 큰 것을 바라게 되고 산모들은 더 큰 것을 요구하는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박광선 원장은 “후배들에게 한가지 당부할 것은 경쟁이 치열해졌고 환자가 즐었더라도 외형적 투자와 더불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지식습득이 중요하다”면서 “3000원짜리 처방전 환자라고 무시하지 말고 환자와 함께 나이를 먹는다는 생각으로 길게 봐야 한다”며 조급한 성과에 연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박 원장은 이어 “지역사회에서 문제 발생시 의사들이 서로 뭉쳐 도와주는 협조관계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피부미용성형에 눈을 돌린 후배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들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깨넘어로 배운 얇은 술기는 오래가지 못한다”고 조언했다.
박광선 원장은 끝으로 “최근 NST(태아 비자극검사) 문제 등으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으나 포기하지 말고 견뎌야 한다”면서 “인류와 남여가 있는한 산부인과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지속될 것”이라며 산부인과 전문의로서 자존심을 잊지 말 것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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