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세브란스병원이 타인의 유방암 조직검사 결과를 환자에게 전달하고, 서울대병원이 이 환자에게 유방암 절제수술을 했다면 두 병원 모두 과실이 있다는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세브란스병원의 과실만 일부 인정한 바 있지만 2심 재판부는 서울대병원의 책임도 물었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성기문)는 유방암 절제술을 받은 K씨가 세브란스병원과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9천여만원 손해배상청구소송에 대해 최근 이같이 판결했다.
원고 K씨는 세브란스병원 K교수로부터 2005년 11월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받은 후 오른쪽 유방암 진단을 받고, 주변의 권유에 따라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했다.
서울대병원 N교수는 세브란스병원에서 넘겨준 조직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유방조영술, 초음파, MRI 등의 검사를 거쳐 유방암 절제수술을 했지만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는 암으로 의심되는 종양이긴 했지만 암세포는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이후 환자 K씨가 재확인한 결과 세브란스병원이 다른 사람의 조직검사 슬라이드를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자 환자 K씨는 세브란스병원이 타인의 조직검사 결과를 전달했고, 서울대병원이 멀쩡한 사람에게 유방암 절제수술을 했다며 두 병원을 상대로 1억3300만원을 배상하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4월 세브란스병원과 담당의사인 K교수에 대해 3958만원을 K씨에게 배상하되, 서울대병원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결하자 K씨는 항소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서울대병원 N교수는 별도로 조직검사를 실시하거나 최소한 세브란스병원에서 실시한 조직검사 결과를 재검사하는 등 정확하게 진단해 수술 여부를 결정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고법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해당 교수들은 연대해 5천여만원을 환자에게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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