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후두개염이 일어난 환아를 편도선염으로 진단해 치료하다 결국 사망에 이르게한 의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이 내려졌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18부는 최근 열과 기침으로 소아과에 내원한뒤 치료를 받았으나 급성 후두개염이 악화돼 결국 사망한 환아의 부모가 의사의 과실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부모의 손을 들어줬다.
13일 판결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환아가 열과 기침증세를 보이자 집 근처에 위치한 A소아과에 내원하면서 시작됐다.
이 병원 의사 B씨는 환아를 편도선염으로 진단, 해열제와 항생제를 처방했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았고 몇일 후에는 고열과 함께 복통이 시작됐다.
그러자 부모는 다시 병원을 찾았고 의사 B씨는 고열과 호흡곤란 등을 이유로 크룹으로 진단하고 덱사메타손 등과 항생제를 다시 처방했다.
하지만 환아의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고 몇일 후 의식을 잃어 급히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급성 후두개염을 사인으로 결국 사망했다.
그러자 환아의 부모가 의사의 잘못된 진단으로 환아가 사망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묻고 나선 것.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설사 고열과 쉰목소리 등으로 환아의 증상을 크룹이라고 진단했다 하더라도 크룹도 경우에 따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므로 후두개를 포함한 목의 전반적 이상여부를 확인했어야 한다"며 "하지만 B씨는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개가 짖는듯한 기침, 고열 등의 증상을 파악했다면 좀 더 세밀하게 환자의 상태를 살피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상급 의료기관으로 전원해야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의사의 과실로 환자는 치료시기를 잃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며 "이에 따라 의사는 이러한 과실에 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러나 크룹 중 후두개염과 나머지 호흡질환들은 임상적으로 구별이 쉽지 않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며 "또한 호흡곤란 증세가 매우 급속도로 악화됐던 사실도 참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의사의 책임을 30%로 제한, 총 8400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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