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플루 확산 저지를 위해 개원가에 신종플루 외래환자에 대해 타미플루를 처방하고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만 거점병원으로 이송하도록 했지만 거점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상으로 대다수 거점병원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도 진료가 늦어지고 있어 역할분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거점병원들에는 밀려드는 환자들로 발딛을 틈이 없다
서울의 한 거점병원 관계자는 30일 "정부 담화문이 발표된 후 신종플루 내원 환자가 좀 줄어들까 기대했지만 감소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기대했던 분산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선 거점병원들은 계속해서 밀려드는 환자들로 사실상 병원업무가 마비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병원들은 진료소를 확장하고 환자들을 수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역부족인 상황.
고려대 구로병원은 최근 신종플루 진료소인 컨테이너 2개를 더 구입해 총 3개의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500명이 넘게 환자들이 몰리면서 수용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기 때문.
구로병원 관계자는 "하루에 수십명씩 환자들이 늘어 진료소를 3개로 늘렸지만 환자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이마저도 역부족"이라며 "행정팀장 등 가용인원을 모두 신종플루 진료소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대다수 병원들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환자가 줄어들기는 커녕 매일 수십명에서 수백명씩 늘어만 가는 추세라는 것.
거점병원들은 병원이 마비될 수준이라며 역할분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지난주와 단순히 비교해도 두배 이상 환자가 몰려 진료소와 응급실은 발딛을 틈이 없다"며 "대다수 거점병원들이 하루에 500~800명씩 환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명지병원 관계자도 "지난주만 해도 50~60명이 진료소를 찾았는데 지금은 600명에 달하고 있다"며 "급히 진료대기소를 꾸리고 병원 버스까지 진료대기 공간으로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턱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렇게 인력을 쏟아부어도 수용할 수 있는 환자수에 한계가 있다는 것. 실제로 현재 대다수 거점병원들은 의사 한명이 200~300여명이 넘는 환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A거점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하루에 볼 수 있는 환자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진료가 시작되고 30분 안에 접수가 마감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이렇게 발길을 돌려도 거점병원마다 사정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라며 "거점병원과 일선 개원가간 업무분장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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